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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①] ‘작가 권지안’ 솔비 “시멘트 바닥서 퍼포먼스 연습, 결국 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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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권지안으로 개인전 ‘Real Reality, 불편한 진실’을 연 솔비.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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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무대와 예능프로그램을 넘나들며 넘치는 끼를 펼쳐온 가수 솔비(35)가 ‘화가’ 권지안으로 돌아왔다. 솔비는 지난달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Real Reality,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 3년간 작업한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에서 솔비는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레드’, ‘블루’, ‘바이올렛’이란 이름으로 회화, 입체, 영상작품 등 약 70여 점의 작품을 내놨다.

솔비는 3년간의 작업을 마친 소감에 대해 “시원하고, 후련하다”면서 “빨리 다른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씽긋 웃었다. 이어 “이번 전시회의 주제가 ‘불편한 진실’이지 않나. 작업을 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상처들을 팠고, 그 과정에서 저 역시도 너무 불편했다. 이제는 불편한 진실 속에서 빠져나와서 아름다운 진실들을 보고 싶다. 당분간은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고 재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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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비는 자신이 가진 끼를 건강하게 풀어내는 방법이 미술이라고 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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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는 아직 화가 권지안 보다 가수 솔비가 익숙하다. 2006년 타이푼 1집 앨범 ‘트로이카(TROIKA)’로 데뷔해 오랜 시간을 연예인으로 살아온 그가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솔비는 “2014년도에 영화 모임에 나갔는데 그곳에 지금의 대표님이 계셨다. 제가 미술 쪽에 관심이 많아서 질문을 정말 많이 했다. 제가 연예인이다 보니, 대표님도 처음에는 가볍게 들으셨던 것 같다. 그러다가 ‘2년 동안 방송하지 말고 집에서 그림만 그릴 수 있느냐’라고 물으시더라. 그래서 ‘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미술을 하고 싶다’라고 말한 것이 시작이었다”라고 들려줬다.

“대표님이 ‘미술은 삶과 일치해야 한다. 그림을 그냥 그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일상과 일치가 되는 것을 찾으라는 숙제를 내주셨어요. 한 달 정도 고민했던 것 같아요. 고민 끝에 ‘난 무대에 서는 사람이기 때문에 캔버스 위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씀드렸죠. 제 음악이 그림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어요. 또 미술관에 가서 추상화를 볼 때 불친절함을 많이 느꼈는데, 저는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미술을 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렇게 만들어진 솔비의 작품은 여느 추상화와는 달랐다. 그는 퍼포먼스를 통해 색과 선, 몸짓의 흔적으로 음악을 그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 퍼포먼스는 반복적인 연습과 치밀하게 계획된 우연성을 바탕으로 실행됐고, 작업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어 대중에게 이 그림이 어떻게 그려졌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노래 가사를 통해 작품의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를 돕는 입체적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공상’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6개월 동안 춤 연습을 했어요. 처음에 퍼포먼스를 할 때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시멘트 바닥 위에 캔버스를 놓고 춤을 췄어요. 초반에는 그 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다가 에너지를 다 쏟고 결국 기절을 하기도 했죠. 퍼포먼스를 하면서 가장 많이 훈련하려고 하는 것 중 하나가 저의 무의식을 끌어내는 거예요. 이 과정들을 통해서 또 다른 저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끼가 많았던 편인데 제대로 발산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 끼를 가장 건강하게 풀어내는 방법 중 하나가 미술이라고 생각해요.”(인터뷰②에서 계속)

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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