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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71㎡가 4억원 뚝... 갤러리아포레 전 가구 공시가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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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이 국내 최고가 주상복합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230가구의 공시가격을 일제히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주택가격 공시제도 이후 한 단지를 통째로 정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공시가격 산정 체계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4월 말 확정 공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이의신청을 검토한 결과 성수동 갤러리아포레의 공시가격을 하향 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성수동 갤러리아포레는 2011년 준공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총 230가구로 이뤄져 있다. 아파트 단지 전체의 공시가격이 바뀐 것은 이례적이다.

정정 고시 내용을 보면 전용면적 271㎡인 45층의 종전 공시가격은 46억4,000만원이었지만 이번에 46억원으로 낮아졌다. 전용 171.09㎡인 6층의 공시가격은 24억800만원에서 19억9,200만원으로 4억원(17.3%) 낮아져 인하 폭이 가장 컸다. 전용 241.93㎡의 정정 공시가격은 36억원으로, 지난해 공시가격(37억원)보다 1억원 떨어졌다.

감정원은 당초 이 단지의 공시가격을 층별 차이 없이 주택형이 같으면 동일하게 산정했다가 저층 소유자들의 대대적 이의신청을 받았고, 이후 재조사를 진행한 뒤 층별 조망권 변화 등을 반영해 가격을 차등 적용했다. 감정원은 “갤러리아포레 인근의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신축으로 조망ㆍ일조권이 약화한 측면이 있었는데 종전 공시가격 산정 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파트 내부 방문 조사 등을 거쳐 층별 조망ㆍ일조권, 소음 차이 등을 정밀하게 조사해 고층 대비 중층의 효용을 소폭 낮춰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로 공시가격 산정 및 검증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를 내세워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지난해보다 14%나 올리면서 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이 늘어났지만, 공시가 산정 절차 등은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감사원은 최근 경실련이 청구한 공익감사를 받아들여 국토교통부와 감정원, 지자체 등을 상대로 ‘부동산 가격공시 과정에서의 직무유기 등’에 대한 공익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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