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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文이 꼽은 '판문점 드라마' 비결은? '상상력과 선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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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the300]남북미 회동에 "새 평화시대 시작선언, 토대 삼으면 반드시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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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7.02.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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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선순환. 문재인 대통령이 이 두 가지를 6·30 '판문점 드라마'의 비결로 꼽았다. 외교는 물론, 국내 정치권과 정부 정책 담당자들에게도 과감한 상상력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판문점 남북미 회동을 사실상 종전선언에 준하는 걸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비록 서명은 아니지만 정상간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 시작을 선언한 것이라 규정했다.

그 열쇠는 첫째 기존 외교문법을 넘는 상상력이다. 트위터를 통한 전례없는 만남 제안(트럼프 대통령), 폐쇄적 북한 체제로는 어려워 보였던 전격 수용과 하루만의 성사(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그랬다. 사실상의 종전선언 규정은 논란도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밝힌 대로 장시간 지속된 문제를 위해 실무협상을 이제 시작해야 하는데 낙관적으로만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한편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간 종전선언을 북한에 내밀 비핵화 상응조치의 '카드'로 보던 국면은 지났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 경우 북한도 비핵화에 대해, 미국도 그 상응조치에 대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제안이 된다.

문 대통령은 일단 긍정론이다. 판문점 회동을 새로운 시대 선언으로 평가한 후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대화의 토대로 삼아나간다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고 했다.

둘째 남북-북미 관계의 선순환이다. 한미 정상이 함께 방문한 올렛 OP는 군사분계선(MDL)로부터 25m 떨어진 최전방이다. 미국 대통령이 군복(점퍼)과 쌍안경 대신 평상시 수트 차림으로 이곳을 갔다. 공동경비구역 미군 대대장은 남북간 9·19 군사합의 이전과 이후 달라진 양상을, 문 대통령은 그곳에서 보일 정도로 가까운 개성공단의 긍정적 효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각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이고 양국 대통령이 군복이나 방탄복이 아닌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방문한 것도 사상 최초"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간 신뢰뿐 아니라 판문점 일대 공동경비구역이 비무장화되는 등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정치와 외교에도 상상력을 당부한 건 기존 문법으로 이 장면들을 읽지 말아달라는 당부다. 북미는 항구적 적대관계이고, 강력한 압박과 제재만이 해법이라는 방식으로는 'SNS를 통한 판문점 만남'이라는 사건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으로 처음으로 북한 땅을 갔고 최전방 GP에 군복을 안 입고 갔다"며 "그런 행위 자체가 평화 시대를 시작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정치에도 시사점을 준다. 여야 대치→격한 비난→장외투쟁→원내복귀를 위한 협상 등이 기존 문법이라 할 만하다. 이 과정에 민생입법, 재난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은 발이 묶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신도 정치권의 일원이라는 걸 인정했다. "저도 포함되지만"이라는 표현을 통해서다.

정부에도 상상력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혁신지향 공공조달 방안’을 보고하자 "목표가 불분명하면 성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혁신제품 구매비율 명시’와 같이 혁신에 대한 공공부문의 장려가 보다 선명하게 규정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무회의에서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한국수출 규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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