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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비핵화 합의는 북·미가, 계산은 한국이 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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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임박
전문가들 "한국은 핵 문제의 당사자"
"북·미만의 합의 안 돼…우리 목소리 적극 내야"


아시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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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6.30 남북·미 판문점 회담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의 물꼬가 트인 가운데, 한국이 앞으로 북·미간 대화에 적극적인 관여를 하고 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합의는 북·미가 하고, 계산은 한국이 하는 결과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2일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DMZ 북·미 정상회담 결과 및 한반도 정세 전망' 대담에서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의 입장이 배제된 채 북·미만의 합의로 그칠 경우, 1994년 제네바 합의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제네바 합의는 미국과 북한이 1994년 10월 21일 제네바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해 이룬 합의로, 전쟁 일보 직전의 상황을 가까스로 막아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합의를 통해 미국은 북한의 핵동결을 대가로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약속했다. 약속은 미국이 했지만, 그 약속의 이행은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공동부담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최 부원장은 "북·미가 합의를 했지만 막대한 경수로 건설비용은 거의 한국이 다 냈다"면서 "(핵 문제는) 한국의 문제인데 한국이 빠지고 북·미가 이 문제를 타결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만 주창하고 '비핵화'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면서 "비핵화 개념부터 방법론부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현재 문재인정부의 입장은 '대화만 지속된다면 어떠한 형태든 괜찮다'는 입장인데, 이러한 접근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정 수준에서는 우리가 관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북·미만의 합의로 나아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한국이 북·미에 '굿이너프딜'이라는 제안을 하기는 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이야기한 적이 없다"면서 "한국의 생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니 미국이나 북한은 모두 한국 입장은 덜 배려해도 되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판문점 회담의 역사적 의의를 폄훼해서는 안된다"면서도 "우리의 이익은 우리가 챙긴다는 주인 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우리가 북한과 직접적인 협상을 못한다면 미국을 통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면서 "2~3주내 북·미 실무협상이 개시되면 우리의 비핵화 로드맵은 무엇이고 어떤 절차를 거쳐서 진행돼야 하는지 등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미국과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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