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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원 위의 구청장?…“예배당 도로점용 영원히 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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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 있는 사랑의교회는 한국의 대표적인 초대형 교회입니다. 지하예배당 규모만 6,500석, 모두 9천여 석의 예배당 규모를 자랑합니다. 기네스북에도 올랐다고 합니다. 이달 1일 사랑의교회는 헌당식을 열었습니다. 헌당식이란 완성된 교회를 하나님께 바친다는 의미의 행사입니다.

이 자리에서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1심과 2심 재판에서 허가 취소 판결을 받은 지하 예배당을 영원히 쓸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발언했습니다. 구체적인 발언은 이렇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서초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세상의 모든 나라라는 의미)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허가를 계속해드리는 겁니다."



문제는 지하예배당이 건립된 장소입니다. 공공용지인 도로 지하에 있습니다. 서초구청이 도로점용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도로점용허가의 적법성을 놓고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1심과 2심 모두 법원은 "도로점용허가는 위법하고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르면 다음 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서초구청장은 이 재판의 피고입니다. 예배당이 들어설 수 있게끔 한 도로점용허가가 대법원 확정판결로 취소 위기에 처했는데, 재판의 당사자인 서초구청장이 "영원히 (중략) 점용허가를 계속해드리겠다"고 발언한 겁니다. 서초구청은 덕담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의 원고 측은 현직 구청장이자 재판의 피고인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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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의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건립된 사랑의교회 지하예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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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했습니다. 서울시는 2012년 서초구청이 사랑의교회 측에 도로점용허가를 내준 것에 대해 주민 감사를 실시해, 부당한 허가였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박 시장은 당시 "서초구는 당연히 지방자치법이 정하는 것에 따라서 원처분(도로점용허가)을 시정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던 박 시장이 헌당식에서 참석했고, 축사도 했습니다.

"이제 정말 멋진 교회 헌당으로 인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성령의 축복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사랑의교회 도로점용 부분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시장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주말 교회의 개인 초청에 의해 응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날 헌당식에는 현역 국회의원 3명도 참석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이혜훈, 오신환 의원과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처럼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헌당식을 개최한 것에 대해 원고 측은 "소송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상황에서 서둘러 헌당식을 했다는 거고 사랑의교회가 대법원에 무언의 압박을 하는 거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대법원이 1심과 2심 판결을 인용한다면 사랑의교회 측의 선택지는 2가지입니다. 약 400억 원 가까이 추산되는 비용을 들여 지하예배당을 철거하거나, 매년 최대 수십억 원으로 예상되는 이행강제금을 물면서 유지하는 방안입니다. 모두 엄청난 비용이 발생합니다. 사랑의교회 한 관계자는 "이 비용을 서초구청에 청구하는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청 측의 잘못된 행정처분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기 때문에 배상하라"는 논리입니다.

사랑의교회 측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공식 입장에 대한 요청에 "당시 정해진 바에 따라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했고, 구청은 절차에 따라 허가를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당시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오늘 저녁 KBS 뉴스9에서 소개합니다.

이철호 기자 (manje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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