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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 또 나와선 안된다” 국경 부녀 익사 사건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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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월 24일 월요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마타모로스의 강에서 엘살바도르 국적인 여자아이 발레리아와 그의 아버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6)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마타모로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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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에 대한 회의감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멕시코 국경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강물에서 익사한 엘살바도르 출신의 아빠와 23개월 딸의 처참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전날 공개된 데 따른 후폭풍이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한 아시아 순방 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부녀 익사 사건은) 일어나선 안될 일이다.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제대로 된 이민법이 있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민주당의 방해로 힘들어졌다”며 해당 사건 책임을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이에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에 “트럼프의 이민 정책은 잔혹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반박했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진을 보고도 폭력과 박해를 피해 더 나은 삶을 위해 위험한 여정에 나선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인 론 존슨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 조차 “미국 국경에서 이와 비슷한 사진이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의회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바티칸도 애도의 뜻을 보냈다. 알레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 국경을 넘으려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다 익사한 아버지와 어린 딸의 모습을 막대한 슬픔으로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어 “교황은 그들의 죽음에 깊이 슬퍼했으며 그들을 위해, 전쟁과 고통에서 달아나다 목숨을 잃은 모든 이민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엘살바도르 출신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와 그의 23개월 딸 발레리아는 지난 23일 멕시코 국경 지대 인근 리오그란데강을 헤엄쳐 미국에 불법 입국 하려다 익사했다. 발레리아가 아빠의 목을 끌어안은 채 숨져 있는 비참한 사진이 공개되며 전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사진을 접한 라미레스(25)의 어머니의 비통함도 뒤늦게 전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라미레즈의 모친로사는 아들과 손녀의 죽음을 담은 사진에 “충격적”이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로사는 “아들이 손녀를 어떻게 보호했는지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품 안에서 죽었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