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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의 고통은 진행중…" 쌍용차 복직자들, 다시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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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해직 노동자 복직으로 일단락됐지만 / "24억원 넘는 국가 손해배상에 고통 여전" / 폭력 책임자 처벌·손해배상 철회 요구하며 거리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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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쌍용차 문제는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참사로 인한 현실의 고통은 진행 중입니다. 우리는 힘든 마음으로 다시 이 자리에서 싸울 수 밖에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올해 초 쌍용자동차로 복직한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진행된 ‘국가폭력 규탄 쌍용자동차 복직노동자 기자회견’에서 다시 투쟁에 나선 취지를 단호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2009년 5월 구조조정을 진행한 쌍용자동차가 노동자들에게 해고 통보를 하면서 촉발된 ‘쌍용차 사태’는 지난해 9월 노·노·사·정(쌍용차, 쌍용차 노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4자 간 합의로 해직된 노동자 전원의 복직이 결정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복직이 결정된 이후에도 지연 이자를 포함해 24억원이 넘는 국가의 손해배상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다음달 1일 복직을 기다리고 있는 조합원에 대해서는 임금과 퇴직금 가압류 조치도 풀리지 않고 있다”며 “조합원들은 여전히 국가폭력의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인권침해조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 쌍용차 파업 강제 진압 당시 국가폭력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경찰의 사과와 손해배상소송·가압류 취하, 노동쟁의 개입 지침 마련 등을 권고한 바 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당시 경찰청은 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입장도, 공식 사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2009년 당시 정부와 경찰이 조합원 등에게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3건은 병합된 상태로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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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10년 만에 복직했지만 경찰이 손해배상가압류를 철회하지 않아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며 인권침해조사위원회 권고대로 가압류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쌍용차지부는 “경찰청 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의 권고 이후 사과는커녕 인간적 존엄마저 훼손하는 심각한 희망 고문이 이어졌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5월 법무부의 임금과 퇴직금 가압류 해제 조치에서 빠져있던 조합원에게 ‘가압류를 해지했으니 찾아가라’는 취지의 법원 등기를 보내놓고, 막상 찾아가 보니 ‘오류’라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다음달 1일 쌍용차로 복직이 예정된 강환주 조합원은 “1000만원의 가압류를 풀어준다고 해서 빚 갚을 생각에 법원을 찾아가니 행정 실수라고 했다”며 “빚은 자꾸 늘어나는데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쌍용차지부는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을 안다면 안일한 조치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단순한 오류나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직한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이날부터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과 손해배상 철회를 요구하며 거리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경찰청장 면담과 사과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경찰청 앞에서 매일 이어가고 있지만, 경찰은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김 지부장은 “경찰청장에게 매일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돌아온 답은 없다”며 “이렇게 (1인 시위를) 한다고 해서 바로 면담을 할 거라면 이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우리는 앞으로 더 열심히 국가폭력의 사과를 촉구할 것”이라며 “쌍용차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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