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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 가야되면 어떡하죠?”…은명초 화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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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명초 이틀간 휴업…갈 곳 없는 아이들 놀이터ㆍ동네 곳곳 배회

-오전 10시 30분께 경찰ㆍ소방당국ㆍ전기안전공사 합동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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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앞. 보호자가 아이와 함께 불에 탄 은명초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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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학교가 닫아서 갈 곳이 없어요. 놀이터에서 종일 놀아야할 것 같아요.”

27일 오전, 전날 화마가 휩쓸고간 은명초등학교 앞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인근주민들과 학교가 쉬어 근처를 배회하는 재학생들로 붐볐다. 주차장에 주차했던 차량 수십 대가 불에 탔고 건물 곳곳의 창문들은 화재 여파로 깨졌다. 자칫 대형 사고로 기록될 뻔했지만 다행히 큰 인명사고 없이 진압돼 현장에서 만난 다수는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리는 모습이었다.

은명초등학교 화재는 전날 오후 3시 59분께 발생했다. 정규수업 시간은 지난 시간이었지만 방과후 수업이 학교 건물 5층에서 진행 중이었다. 화재 당시 학교에는 교사 11명, 학생 116명 등 총 127명이 있었고, 바로 옆 병설 유치원에도 원아 12명이 남아있었다. 대피 과정에 혼선이 생겼다면 대형 인명사고로 번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지만 살신성인한 교사 권모씨(33)와 김모씨(32)의 인솔 덕에 큰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아비규환 현장에…“우리 아이 어쩌나”철렁했던 부모 마음 = 이날 화재로 재학생 학부모들은 혹시 우리 아이가 다치진 않았을까 마음을 졸였다. 화재 당시 학교 운동장에 있었던 이민성(은명초6ㆍ13) 군은 “친구 20명 정도가 선생님 1명과 방과후 축구 수업을 하고 있다가 불이 나서 곧바로 대피했다”며 “(불이 난 건물에서) 방과후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 많아서 처음에 걱정이 많이 됐다. 집에서도 ‘어디냐, 불 났다는데 괜찮냐’ 묻는 걱정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고 말했다.

불이 난 학교에 어린 동생이 남아있다며 엉엉 울며 마음을 졸인 형과 누나들도 있었다. 구본준(은명초4ㆍ11) 군도 “근처 태권도장에 있다가 불난 모습을 봤는데, 어떤 친구는 ‘우리 동생 학교에 있다’며 걱정돼 우는 친구들도 있었다”며 “스페인에 여행간 엄마까지 집에 전화해 형과 내가 괜찮은지 물어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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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은명초등학교 재학생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모습. 은명초는 27ㆍ28일간 휴업하며 화재 수습 및 대체수업 방침 등을 논의한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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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교실…갈 곳 없는 학생들=화재는 진압됐지만 은명초 재학생들이 언제쯤 정상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부분 교실이 불에 탄 3ㆍ4ㆍ5학년 학생들은 인근 학교로 전학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은명초는 이번 화재로 27~28일 임시휴교를 결정하고 화재수습과 대체 수업을 위한 공간확보 이후에 수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평소처럼 학교 앞을 찾은 박서우(은명초3ㆍ10) 군은 불에 탄 건물을 가리키며 “우리 반, 옆반 다 타버렸다. 오늘 내일 원래 체육 수업이 있는 날인데 학교가 닫았다”며 “혹시 전학 가게 되면 친한 친구들과 헤어져야 할까봐 걱정이 된다. 새로운 친구들을 할까봐서다”라고 걱정했다.

한편 소방 당국은 건물 밖 쓰레기 소각장에서 시작된 불이 학교 건물로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필로티 구조 건물 1층에 주차된 차량들을 덮친 화마는 순식간에 주차장 천장을 타고 올라가 방과후 학습이 이뤄지는 5층까지 번졌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파악을 위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경찰, 전기안전공사와 합동감식에 나선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발화 지점, 발화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감식에 들어간다. 전기적 원인 가능성 등을 가리기 위해 전기안전공사도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밖에 있던 쓰레기 소각장에서 불이 시작돼 건물로 옮겨붙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차량 19대가 타고 1층 주차장과 건물 일부가 불에 타면서 4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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