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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m서 떨어지는 200리터 물…볼거리 채운 '엑스칼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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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대 제작비 들인 EMK 신작 뮤지컬

출연 배우만 72명, 화려한 세트 '압도적'

2막 이후 급격한 스토리 전개는 아쉬워

이데일리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한 장면(사진=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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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엑스칼리버’ 2막 중 한 장면.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이 앵글로 색슨 족과의 전투에 나선다. 무대 앞 일렬로 늘어선 배우들이 무대 뒤를 향하자 높이 12미터에 달하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 위에서 물이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비바람을 헤치고 전장에 나서는 듯한 모습이 비장함을 느끼게 한다.

‘엑스칼리버’를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에 따르면 이 장면에 쓰이는 물의 양은 약 200리터. 무대로 쏟아진 물은 바닥에 특별히 설치한 배수구를 통해 빠져나간다. 물·불·바람 등 자연의 요소를 무대 위에서 구현하고 싶었다는 연출가 스티븐 레인의 연출 의도가 잘 드러나는 장면 중 하나다.

아서 왕 전설을 바탕으로 한 ‘엑스칼리버’는 EMK뮤지컬컴퍼니가 100억 원대 제작비를 들여 선보이는 신작이다. 규모에 걸맞은 볼거리로 관객을 압도한다. 3000여 석의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넓은 무대를 빈틈없이 채운 세트부터 그렇다. 출연 배우도 주·조연과 앙상블을 포함해 무려 72명. ‘역대급’이라는 관습적인 수식어도 ‘엑스칼리버’ 앞에서라면 의미를 갖는다.

볼거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아서 왕 전설에서 빠트릴 수 없는 엑스칼리버가 꽂힌 바위산은 약 2.5미터 높이의 거대한 세트로 등장한다. 무대 뒤에서 서서히 등장한 바위산이 웅장한 분위기를 만들면 아서가 바위산 정상에 엑스칼리버를 뽑아든다. 그 순간 무대 앞, 뒤, 옆에서 조명이 동시에 쏟아지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서의 이복누나 모르가나의 계략을 막기 위해 드루이드교 사제 멀린이 마법을 펼치는 장면은 연기를 이용한 특수효과로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장면을 만든다. 무대 뒤편에 설치한 영상과 세트를 활용해 공간의 깊이를 더한 점도 인상적이다. 앵글로색슨 족이 켈트 족과 맞서 전투에 나서는 장면에선 무대 뒤에 붉은 영상이 등장해 핏빛의 느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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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엑스칼리버’의 한 장면(사진=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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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진은 ‘엑스칼리버’의 압도적인 스케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개막 이후 가진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스티븐 레인 연출은 “(관객이) 스릴을 느끼고 신나고 놀라면서 쇼킹한 경험을 하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극작가 아이반 멘첼은 “고향인 미국에서도 이 정도 규모의 공연을 올리는 것은 흔치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토리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평범한 삶을 살던 아서가 멀린을 만나 탄생의 비밀을 알고 운명에 따라 켈트 족을 이끄는 왕으로 거듭나는 1막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반면 2막은 인물 간의 갈등이 급속도로 그려져 극을 따라가기가 버겁다. 아서·기네비어·랜슬롯의 삼각관계, 모르가나와 멀린의 대립 등이 2막에서 모두 펼쳐지다 보니 극을 지나치게 빨리 마무리하는 느낌이다.

아이만 멘첼 작가는 “소년이자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기 힘들었던 아서가 점점 남자가 되고 성인이 되고 왕이 돼가는 과정에서 자신 안의 악령과 싸우는 과정을 그렸다”며 “내면의 갈등과 외적인 전투 속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아서의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연을 보고 나면 아서보다는 1막부터 자신의 고뇌를 펼쳐내는 모르가나가 더욱 인상 깊이 남는다.

음악은 ‘지킬 앤 하이드’로 잘 알려진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담당했다. 켈틱 음악에 영향을 받아 아이리시 플루트와 드럼 등을 활용해 이국적인 음악으로 귀를 즐겁게 만든다. 뮤지컬배우 카이와 김준수, 그룹 세븐틴 멤버 도겸이 주인공 아서 역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8월 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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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엑스칼리버’의 한 장면(사진=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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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엑스칼리버’의 한 장면(사진=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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