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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식사 메뉴는 파스타, 디저트는 산딸기 셔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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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강연 때마다 요구

대리인 "번거롭다면 미안"

조선일보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조 바이든〈사진〉 전 부통령의 독특하고 까다로운 취향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바이든은 상원의원 시절 자신이 가장 가난한 상원의원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청렴성을 내세웠고, 중산층의 안정적 삶을 위한 정책을 강조하며 '중산층 조'라고 자처해 왔다. 그런 바이든이 2017년 1월 부통령 퇴임 후 버지니아주 매클레인에 있는 월세 2만달러(약 2300만원)짜리 호화주택에 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퇴임 이후 미 전역을 다니며 강연하면서 벌어들인 막대한 수입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바이든은 퇴임 이후 최소 65번의 강연을 했는데, 회당 15만~20만달러(1억7000만~2억3000만원)의 강연료를 받았다고 한다. 바이든은 강연 계약서에 자신이 먹을 식사의 메뉴와 대기실에 비치해야 하는 물품까지 세세하게 적었다. 식사는 늘 면이 가느다란 '에인절 헤어 포모도로 파스타'와 카프레제 샐러드, 디저트로 '산딸기 셔벗과 비스코티 쿠키'를 요구했다. 강연장 대기실에는 전신 거울과 등받이 의자 6개, 무선 스팀 다리미, 제로칼로리 콜라와 일반 콜라, 오렌지색 스포츠음료, 블랙커피, '물병에 든 물'을 비치하라고 콕 집어 제시했다.

바이든의 대리인은 바이든의 직함과 소개 문구까지 문제 삼았다. 유타대학교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강연한다'는 학내 뉴스를 게재하자 대리인은 "직함에서 '전(前)'을 빼고 '부통령'으로 표기하라"고 요청했다. 무대 위 사회자는 바이든을 소개할 때 "그는 오늘날 살아있는 공무원 중 가장 돋보이는 인물이다"와 "미 상원 역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경력을 가진 의원 중 한 명이다"라는 두 문장 중 하나만 사용하게 했다.

바이든의 대리인도 머쓱했던지 한 대학 관계자에게 보낸 이메일에 바이든의 요구 사항들을 전하며 "우리끼리 하는 얘기지만 바이든과 그 일행이 강하게 원하는 것이다. 번거롭다면 미안하다"고 적었고, 대학 관계자는 답장에 "딱히 좋아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어쩌겠느냐"고 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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