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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Tech & BIZ] "스마트폰 화면의 구멍 없애라"… 풀 디스플레이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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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에 어떤 구멍도 허락하지 말라."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화면에 있는 카메라 구멍과 통화 수화부 구멍 등을 없애고 '풀(full)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객에게 더 큰 화면을 제공하고 이를 통한 화면 몰입감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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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스마트폰 업체들은 화면을 둘러싼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하지만 베젤리스(테두리가 거의 없는 디자인)까지 구현하면서 더는 폭을 줄이는 데 한계에 닥친 것이다. 최근엔 화면 표면이 떨리면서 음성이 나오는 기술을 활용해 수화부 구멍을 없애거나 카메라 구멍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예 카메라를 화면 아래에 배치해 동영상을 볼 때는 화면으로 쓰다가 사진을 찍을 때만 카메라가 등장하는 방식도 개발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향후 3년 안에 전면 화면에 이러한 어떤 구멍도 없는 스마트폰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를 화면 아래에 숨기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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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화면 안에 숨기는 방식으로 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움직임은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활발하다. 지난 3일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OPPO)는 트위터 계정에 15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평상시에는 디스플레이에 카메라 구멍이 보이지 않다가 카메라를 켜면 화면 아래에 탑재된 카메라가 모습을 드러낸다. 브라이언 센 오포 부사장은 "화면 아래에 탑재한 새로운 카메라는 스마트폰 화면에 구멍을 내는 현재 카메라보다 화질 등에서 일부 한계가 있지만, 앞으로 더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포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MWC상하이 2019에서 신기술을 공개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 린 빈 총재도 같은 날 자신의 웨이보에 화면 아래에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투과율이 높은 특수 저반사 유리로 카메라 부분을 덮어 평상시엔 카메라가 보이지 않고, 카메라 구동시에만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올 하반기 출시할 '미믹스4'에 이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리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존재감과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이를 공개한 것으로 해석한다.

◇화면 떨림으로 소리 나는 기술 적용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스마트폰 화면에 있는 구멍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에 '인피티니-O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지문 인식 센서를 내장했고, 카메라 구멍도 카메라 렌즈 크기 만큼만 냈다. 정교한 레이저 절삭 기술로 디스플레이에 작고 섬세한 구멍을 뚫어 그 안에 카메라를 위치시킨 것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중저가폰 갤럭시A80은 아예 전면 카메라를 없애고 스마트폰 뒤에 달린 카메라를 돌려서 사용하는 '로테이팅 카메라'를 적용했다. 양병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지난 3월 "향후에는 사용자들이 느끼지 못할 정도로 구멍이 점점 작아지면서 구멍이 거의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카메라 대신 전면 수화부 구멍을 없앴다. 스마트폰 G8 씽큐에서 화면이 자체적으로 떨리며 소리 내는 기술을 적용했다. 화면이 진동하며 소리를 만들어 스마트폰 아무 곳에 귀를 대도 소리가 들린다.

풀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오랜 꿈이다. 스마트폰 크기를 한 손으로 사용하기 불편할 정도로 무한대로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정해진 스마트폰 크기에서 화면을 최대한 키우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이다.

한국에 휴대전화가 처음 소개된 1988년 삼성전자의 'SH-100'은 전면 면적에서 스크린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채 안 됐다. 하지만 2009년 스마트폰 화면에 터치 스크린 기능을 적용하면서 스마트폰 화면 크기가 점차 커졌다. 최근에 나오는 스마트폰은 대부분 화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웃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 콘텐츠 등을 소비하는 사람이 점차 많아진 것도 한 이유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큰 화면을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면 아래 카메라를 탑재해 풀 디스플레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적용하는 데 원가가 비쌀 뿐 아니라 현재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만족스러운 화질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성민 기자(dori238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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