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마을① 충남 논산 돌고개솟대마을
논산평야 한가운데 틀어박힌 충남 논산 돌고개솟대마을. 초록의 논이 전부였던 이곳이 해바리가 가득한 꽃 마을로 거듭났다. 3년 전부터 주민이 힘을 모아 마을을 가꾼 덕분이다. 백종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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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마을① 충남 논산 돌고개솟대마을
담벼락마다 아기자기한 벽화가 자리한 돌고개솟대마을. 백종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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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개솟대마을은 논산평야 한가운데 틀어박힌 조용한 동네다. 55가구 104명이 산다. 행정구역상 이름은 야화1리. 사람보다 들꽃이 많아서 야화리(野花理)란다. 주민 대부분이 논농사를 하고, 자투리땅에서 고추·땅콩·깨 등을 키우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이맘때 풍경이라고 해봐야 초록의 논이 전부였지만, 3년 전 해바라기를 심기 시작하며 고운 풍경의 마을로 거듭났다.
꺽다리 해바라기밭에 풍덩
“원님들 지나는 길목이라 주막도 많고 마을이 꽤 컸다”고 신총균(68) 새마을지도사는 말한다. 물론 까마득한 옛이야기다. 산업화로 생긴 각종 도로와 철로는 마을의 풍경을 금세 바꿔 놓았다. 머물다 가는 사람이 줄자 빈집과 빈 땅이 늘어갔다. 마을은 생기를 잃어갔다. 주민이 똘똘 뭉쳐 마을을 가꾼 사연이다.
마을 어귀의 해바라기밭. 2m가 넘는 해바라기들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다. 이곳은 불과 4년 전만 해도 땅콩과 깨 등을 심던 밭이었다. 백종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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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놈들 또 키 큰 것 좀 봐, 꽃이 할매들 얼굴보다 더 크네.”
할머니들 손에 이끌려 꽃밭에 들었다. 족히 2m에 달하는 해바라기들이 일제히 땡볕을 받으며 고개를 들고 있었다. 사방이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아기자기 야외 갤러리
빈집을 수십 종의 꽃으로 꾸민 ‘마을 정원 갤러리’. 백종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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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花 갤러리’가 독특했다. 옥황상제의 명을 받은 다섯 선녀가 논산평야에 내려앉았다는 ‘오화지지(五花地之)’ 전설에서 착안한 다섯 가지 테마 공간. 이를테면 ‘진또배기 갤러리’는 장승과 장대가 어우러진 야외 정원이었다. 마을회관 역 벽면을 빌린 ‘이야기 담장 갤러리’에는 마을의 옛 사진이 잔뜩 걸려 있었다. 새마을운동 시절의 마을 모습이 정겨웠다.
빈집을 수십 종의 꽃으로 꾸민 ‘마을 정원 갤러리’는 웬만한 화원보다 운치가 대단했다. 낡은 담장 너머로 버들마편초·원추리·천인국·램스이어 등의 꽃들이 흐드러져 있었다.
할머니들이 손수 만든 재활용 공예품을 들고 들로 나왔다. 계란판으로 만든 튤립, 일회용 숟가락으로 만든 연꽃, 쓰고 버린 종이로 만든 다용도함 등이다. 마을회관 앞 모둠 창작 갤러리에서 할머니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백종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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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야 하루뿐이지만, 마을 풍경은 안 변하지, 해바라기도 오래 피어 있을 거고. 여름 내내 고울 거여.”
여행정보=서울시청에서 돌고개솟대마을까지 자동차로 약 2시간 30분 걸린다.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려면 논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야화1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야화1리 새마을회관 일대에서 28일 하루 해바라기 축제를 연다. 문화 공연, 메기 맨손 잡기, 승마 체험 등 나름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논산=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gn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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