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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진은 말한다] 김대중 연설 1980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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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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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 야당 정치인들은 서울에 민주화의 봄이 왔다고 생각했다. 야당 지도자인 김대중 씨 연설이 서울 수유리 한국신학대학 강당에서 열렸다.

1시간 먼저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입구부터 인파가 넘쳐 강당으로 들어가는 게 불가능해 보일 정도였다. 통로까지 겹겹이 앉은 인파를 뚫고 연설대 근처까지 30m 정도 거리를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수백 번 하면서 접근했다. 연설대에 도착하니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다. 김대중 씨가 무대에 나타나자 관중은 일제히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이들은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가장 탄압을 많이 받은 김대중 씨를 선각자처럼 바라봤다. 그가 정권을 잡아야만 사회 혼란이 가라앉을 거라고 믿었다. 김대중 씨가 "현재 신군부 움직임을 보니 한국 정치가 매우 불투명하다" "어떤 민주역행의 기도도 이를 국민이 분쇄해야 한다"고 강조할 때 청중은 손이 부서져라 박수를 쳤다. 김대중 씨 세례명은 16세기에 영국 왕을 영국 교회 수장으로 선언한 '왕위지상령'을 거부하다 처형된 사상가이자 법률가인 '토머스 모어'였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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