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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양치기 보핍, 원래 센 언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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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4’ 조시 쿨리 감독

인간보다 인간적인 장난감 모험

포크 숟가락으로 만든 포키 눈길

목소리 연기 25년 톰 행크스 감사

중앙일보

왼쪽부터 솜인형 콤비 버니와 더키, 이번 소동을 일으킨 포키, 자유로이 살아가는 양치기 보핍, 25년간 시리즈를 이끈 카우보이 우디와 우주비행사 버즈.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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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키’에 많이 공감했어요. 원래 장난감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장난감이 돼버렸죠. 나도 영화 연출은 늘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왔지만 그게 ‘토이 스토리 4’가 될 줄은 몰랐어요. 포키가 처음 장난감 세상을 만났을 때처럼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하는 감정을 느꼈죠.”

2003년 인턴으로 입사, 이제는 픽사 애니메이션 대표 시리즈의 감독이 된 조시 쿨리(39)의 말이다. 그가 연출한 ‘토이 스토리 4’는 호평과 함께 개봉 일주일 만에 150만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새로 등장한 포키는 플라스틱 일회용품으로 만든 장난감. 자신은 장난감이 아니라 쓰레기라며 자꾸 도망친다. 그동안 장난감들은 버려져 쓰레기가 될까 두려워했는데, 아예 쓰레기로 장난감을 만든 역발상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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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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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인터뷰에서 감독은 “포키를 만든 소재가 포크 숟가락이란 게 아이디어의 핵심”이라며 “숟가락일 수도, 포크일 수도 있다. 정체성에 대한 갈등은 이미 포키 안에 내재해 있었다”고 위트있게 전했다. 카우보이 우디는 포키를 찾아 나섰다가 옛 친구인 양치기 소녀 인형 보핍과 재회, 전에 없던 모험을 펼친다.



Q : 양치기 소녀 보핍의 활약이 돋보인다.

A :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강한 캐릭터 중 하나란 걸 우리도 이번에 깨달았다. 1·2편을 다시 보니 보핍은 처음부터 굉장히 강인했다. 우디는 혼란스럽고 뭘 해야 좋을지 모를 때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면 보핍은 ‘네 부츠 바닥을 봐. 거기에 누구 이름이 쓰여 있는지. 무슨 일이 있어도 앤디(오랜 주인)는 널 사랑해’라고 얘기해줬다. 이미 똑똑하단 걸 보여준 캐릭터다. 이번엔 바깥세상에서 어떻게 자기 힘으로 생존할 수 있었는지를 전면에 내세워 우디가 깜짝 놀라도록 했다. 이 모든 아이디어는 5년 전 구상했다. 시대가 지금처럼 변화하리라곤 예상 못 했다. 우리의 아이디어가 이끄는 대로 걸어왔을 뿐이다.”




Q : 키아누 리브스, 조던 필의 목소리 캐스팅도 신선하다.

A : “키아누 리브스인 줄 몰랐다. 캐릭터에 맞는 목소리를 캐스팅할 때, 연기자의 이름·얼굴은 모른 채 진행한다. 듀크 카붐(허세 가득한 스턴트맨 장난감)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목소리를 몇 년 전 찾았는데 그게 키아누 리브스여서 우리도 많이 놀랐다. 조던 필은 목소리가 좋은 데다 친구인 키건 마이클 키와 TV쇼에서 오래 호흡을 맞췄다. 솜인형 콤비 더키와 버니에 딱 들어맞는 캐스팅이었다.”




Q : 1편부터 우디와 버즈 목소리를 맡아온 톰 행크스, 팀 알렌에게 얻은 영감이라면.

A : “같은 캐릭터를 25년 가까이 연기한 배우가 있단 건 엄청난 이점이다. 전문가를 모셔놓은 셈이었다. 최선의 방법은 직접 조언을 구하는 거였다. ‘이렇게 하면 우디다운 느낌이 나나요?’ 하며, 시나리오가 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면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했다.”




Q : 전편들(1.85:1)보다 넓은 화면 비율(2.35:1)을 택했는데.

A : “우디의 눈이 열리고, 그의 세계가 확장된다는 느낌과 함께, 더 큰 세상의 규모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화 초반 우디가 화면의 귀퉁이에 갇힌 듯한 장면이 나온다. 그런 다음 우디가 바깥세상으로 나설 땐 시각적으로 확 열린다. 그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세상에 들어간 느낌을 주고 싶었다.”




Q : 가장 고민된 순간은.

A : “이야기를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웠다. 볼만한 가치가 있으면서도 우디의 여정을 아름답게 끝내야 했다. 무엇이 우디에게 알맞은 변화일까, 무엇이 감동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줄까, 고민될 땐 직감을 따랐다. 나는 우리가 보고 있지 않은 지금도 여전히 이 캐릭터들이 매 순간 변화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로 말이다.”


이전의 시리즈가 장난감을 사랑하는 아이, 그 곁을 지키려는 장난감의 고군분투로 감동을 줬다면 이번엔 온전히 장난감 그 자체가 주인공인 이야기다.

감독은 “이 영화의 목표는 이야기를 만들되 우디의 여정을, 우디의 전체 스토리를 완성하자는 것이었다”며 속편에 대해선 “지금으로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다른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만들 아이디어들이 지금 픽사에 많이 쌓여 있기 때문에 만일 ‘토이 스토리 5’ 를 만든다 해도 지금으로부터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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