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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상산고 평가 부당` 여야 질타에도…귀막은 전북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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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제369차 국회(임시회) 제1차 교육위원회가 열린 26일 교육당국의 고위공직자들이 전체회의에 참석해 여야 교육위 소속 국회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우 충북교육감, 김승환 전북교육감, 박백범 교육부 차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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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둘러싼 공방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보수 야당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전북교육청의 평가 기준이 합리적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향후 교육부의 '부동의' 권한 행사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제369차 국회(임시회) 제1차 교육위원회가 열린 26일 여야 국회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환 전북교육감 등과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둘러싸고 논쟁을 거듭했다. 이들은 특히 전북교육청이 상산고를 대상으로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면서 다른 지역보다 기준 점수를 10점 높은 80점으로 설정한 점, 사회통합전형 의무선발 비율을 정량적으로 평가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박경미 민주당 의원은 "교육부 표준안에 따르면 평가지표와 배점을 바꾸려면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전북교육청이) 기준 점수를 80점으로 설정한 과정이 합리적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질의했다.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바뀐 전북도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의무선발 규정은 평가 두 달 전에 통보됐다"며 "(울산) 현대 청운고 등 다른 지역을 참고했을 때 정성평가가 아닌 정량평가를 한 점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교육감은 "2015년 2기 자사고로 선정된 학교 두 곳과 규모가 비슷한 일반고 두 곳을 대상으로 같은 방식으로 평가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자사고가 아닌 전주 신흥고(70.8점)와 전주 해성고(70.9점) 모두 70점을 넘었다"며 "상산고가 1기 자사고로서 2기 학교와 수준이 다르다고 자부한다면 재지정 점수는 80점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또 "사회통합전형 비율 반영 여부는 '이 정도는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따랐다"며 "최초에는 평가 기간 5년 전체에 대해 10%를 적용하려 했지만 평가위원회에서 4년 동안은 3%, 올해는 10%로 오히려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 박 의원은 "전북 전체 학교를 평가해보니 평균 70점, 표준편차 5점, 이런 식이 아니라 준비 없이 받은 일반고도 70점을 넘겼으니 80점을 세웠다는 게 합리적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사고가 적폐냐"고 따져 물으면서 "상산고는 굉장히 운영이 잘되고 있는 학교로 상을 줘야 한다. 정말 조폭 같은 교육행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교육감에게 부여한 권한은 무소불위의 권한이 아니다"며 "어제부터 오늘 오후까지 상산고 자사고 폐지에 대해 의원 78명에게 부동의 서명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김 교육감은 여야 의원들의 계속된 질문 공세에도 불구하고 자사고 폐지를 통한 고교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자사고에 입학하지 못하면 패배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불공평한 교육이 발생하고 학습 포기자가 만들어지는 게 특수고·자사고 확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상산고 학생 수가 360명인데 재수생을 포함해 275명이 의대에 간다"며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학생들이 자사고로 빠져나가면서 변두리 고등학교가 공동화됐다"며 "자사고를 공립고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힘을 실었다.

유 장관은 이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은 교육감 권한"이라며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그는 "다른 지역 기준 점수가 70점인데 전북만 80점이라는 반발이 일리 있다는 생각도 있지만 최종 판단은 교육감에게 있는 만큼 그것을 존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사고가 대학 입시 경쟁을 조장하며 교육과정 자체가 왜곡되게 운영됐던 게 문제"라고 답했다.

한편 올해 2학기부터 고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시작될 고교 무상교육 정책은 한국당이 정책 근거가 될 '초·중등교육법'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제동이 걸렸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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