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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18…아쉬움 가득한 김국영 "한 번 더 뛰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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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메이저대회 출전하는 선수가 있다는 걸 보여드려야 하는데"

연합뉴스

한국 육상 단거리의 간판 김국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선=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7시에 한 번 더 뛰면 안 될까요."

기록을 확인한 뒤 김국영(28·국군체육부대)이 던진, 아쉬움 가득한 농담 한마디다.

김국영은 26일 오후 강원도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73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10초18로 우승했다.

하지만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

그가 노린 건, 대회 우승이 아닌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기준 기록(10초10) 통과와 한국기록(10초07) 경신이었다.

경기 뒤 만난 김국영은 "정말 아쉽다. 준비 과정이 좋아서 기록 경신을 기대했다"며 "스타트가 평소보다 느렸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25일 오전 예선에서 10초22로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종전 10초25)을 작성했고, 당일 오후 치른 준결선에서 10초12로 속도를 높였다.

그래서 더 결선에서 기록 달성을 기대했다. 정선종합운동장은 김국영이 2017년 6월 27일 한국기록을 세운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 정선종합운동장에는 비가 조금 내렸다.

대한육상연맹은 비 예보를 확인하고 남자 100m 결선을 오후 8시 30분에서 5시로 당겼다.

김국영은 "연맹에서 배려해주셔서 경기 시간까지 조정했는데…"라며 "성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희망은 남았다.

김국영은 25일 준결선에서 개인 두 번째이자, 한국 육상 남자 100m 2위 기록인 10초12를 뛰었다.

4월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결선에서 허벅지를 다친 그는 무서운 속도로 재활을 마쳤고, 두 달 만에 10초1대 기록을 만들었다.

김국영은 "허벅지 부상을 처음 당해봐서 나도 많이 당황했다. 그러나 많은 분께서 도와주시고, 나도 열심히 재활한 덕에 지금은 좋은 몸 상태로 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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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김국영
(정선=연합뉴스) 김국영 선수가 26일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73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10초18로 우승한 뒤, 기록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2019.6.26 photo@yna.co.kr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의욕은 꺾이지 않았다.

김국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에 연속해서 출전했다. 남자 100m에서 기준기록을 통과해 메이저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는 김국영뿐이다.

그는 "일본, 중국은 물론이고 대만과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2019 세계선수권대회, 2020년 도쿄올림픽(10초05) 기준기록을 통과하거나,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내가 대단한 선수는 아니지만 '한국에도 육상 메이저대회 남자 단거리에 출전하는 선수가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내가 이 벽을 넘어서야 후배들도 '한국 1등'이 아닌 더 높은 무대에 도전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국영은 '한국 남자 육상 단거리의 유일한 희망'이다.

김국영은 2010년 6월 7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 고(故) 서말구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멕시코에서 세운 한국기록 10초34를 31년 만에 바꿔놨다.

그리고 당일 준결승에서 10초23으로 또 한 번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5년 동안 10초2대 벽과 싸우던 김국영은 2015년 7월 9일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10초16으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고, 베이징 세계선수권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준 기록(10초16)을 통과했다.

2017년 6월 25일에는 10초13까지 기록을 단축했고, 6월 27일에 다시 10초07의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인생 목표는 9초대 기록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꽤 많은 이들이 "한국 선수는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김국영은 도전을 이어간다.

김국영은 "후배들도 내 기록을 넘어서고, 함께 9초대에 도전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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