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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北외무성, 트럼프 방한 앞두고 폼페이오 또 비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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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the300]"수뇌분들 애써도 적대적 정책작성자론 비핵화 어려워"...대화재개 국면, 협상력 극대화?

머니투데이

【앤드루스 공군기지=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방문 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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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으로 대화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제재 관련'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26일 발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에 게재한 담화에서 "조미(북미) 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애쓴다 하여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 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우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이 문제삼은 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 대상이다. 이 점을 모두가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발언이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중동 방문에 앞서 이란 추가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북한 제재를 언급했다. 제재 효과로 북한이 대화에 나온 것처럼 이란에도 최대한의 압박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대화 재개 여부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긍정적 반응을 근거로 "북한에서 나온 발언이 매우 현실적인 가능성(a very real possibility)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에 대해 "폼페오는 조미 실무협상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북조선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있다는 데 대해 모두가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력설하면서 제재가 조미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이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폼페오의 말대로 현재 미국의 제재가 우리 경제의 80% 이상에 미치고 있다면 100% 수준에로 끌어올리는 것이 미국의 목표인가"라며 "이것은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에서 채택된 조미 공동성명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대조선 적대행위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또 미국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북한 관련 행정명령에 선포된 '국가 비상사태'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며 대북 경제제재를 1년 더 연장한 데 대해 "극악시한 적대시정책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제반 사실은 제재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 보려는 미국의 야망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더욱 로골화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는 제재해제 따위에 련련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 국가는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이 치고싶으면 치고 말고싶으면 마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라면서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 생존권을 짓밟으려든다면 우리는 자위를 위한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주저없이 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위의 외무성 대변인 담화의 형식을 빌어 대미 비난 입장을 발표한 것은 2월 말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북한은 앞서 미국이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어니스트호 반환을 요구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지난달 14일 발표했다. 지난 4일엔 같은 형식의 담화로 6.12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미국의 비핵화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29~30일)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의 제재 관련 발언을 겨냥한 것은 북미 대화 재개 국면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정상의 신뢰를 강조하면서도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 참모들은 강도높게 비난하는 '분리 대응' 기조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북한이 우회적으로 미국이 요구하는 3차 북미 정상회담 전 '실무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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