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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0번째 가족해외봉사 다녀온 변정수 “선행은 남들 모르게 하는 것? 동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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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번째 해외 가족봉사를 다녀온 변정수 굿네이버스 홍보대사. 변정수는 16년째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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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몸이 2개 이상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기운을 내뿜는 사람 말이다. 변정수(45)도 그런 사람이다. 슈퍼모델부터 연기자, 쇼호스트, 두 딸의 엄마,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 홍보대사까지. 이처럼 여러 수식어가 붙는 변정수는 지난 4월 아프리카 우간다에 10번째 가족해외봉사를 다녀왔다. “어떤 일을 시작하면 변정수가 아니면 안 되도록 한다”는 변정수를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본사에서 만났다.

“16년쯤 되니 굿네이버스 직원 같아요.”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등장한 변정수가 말했다. 그는 2003년 아동학대예방홍보대사를 맡으며 굿네이버스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홍보대사라는 게 됐는데, 아이들을 더 돕고 싶더라고요. 근데 방법을 잘 몰랐어요. 결혼 10주년이던 2005년 남편의 제안으로 우연히 대학생들 해외봉사를 따라 방글라데시를 간 게 첫 해외봉사였죠. 마침 첫번째 해외결연 아동이 방글라데시에 있었거든요.”

변정수는 인터뷰를 하면서 “백문이불여일견”이란 말을 자주 썼다. 그만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 것들이 자신을 변화시켰다는 말이다. “정말 말 그대로 길바닥에서 사람이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상처가 나면 병원을 가는 게 아니라 거기에 대변이나 흙을 발라요. 먹질 못해서 엉망이고요. 저도 직접 보기 전까진 ‘에이 설마’ 했었어요. 그렇게 돌아와서 남편하고 약속했어요. 매년 가자고. 그렇게 시작한 게 10번이 됐어요.”

해외봉사엔 두 딸도 늘 함께 한다. “처음엔 덥고, 벌레도 많지, 부모는 자기들 신경도 안 써주지 2살짜리, 10살짜리 여자애들이니까 정말 생짜증을 냈어요. 강요하지 않고 부모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금방 적응하더라고요. 이젠 각자의 역할이 있어요. 우간다에서도 아빠는 애들이랑 운동하고, 미술을 전공한 큰 애는 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했어요. 작은 애는 그냥 언니 보조.(웃음) 전 제가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하고요.”

변정수는 2012년 네팔을 시작으로 필리핀, 말라위,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5개국에 ‘맘 센터’를 설립했다. 맘 센터는 영어의 ‘맘’(Mom)과 한국어 ‘마음’에서 딴 이름의 지역 복지센터로, 빈곤 아동과 여성의 교육과 건강을 위한 시설이다. “많은 나라들을 다니다보니 여성 문제가 눈에 띄었어요. 여자들만 죽어라 일하는 거예요. 자식만 늘리고 남자들은 다 놀아요. 엄마가 할 일이 많으니 아이들도 학교도 못 가고 일만 하는 거예요. 엄마들부터 교육을 받고, 정신이 깨어야 한다는 생각에 굿네이버스 측에 아이디어를 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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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본사에서 경향신문과 만난 변정수가 가족해외봉사를 하며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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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가 일상이 된 가족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늘 곱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간다에 봉사하러 간 사진을 올렸더니 SNS 메시지가 엄청 왔어요. 남의 나라 돕지말고 국내봉사나 해라. 차라리 자기나 도우라며 계좌번호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국내 봉사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말이죠.(웃음) 한국은 그래도 내 집은 아니지만 누울 곳은 있잖아요. 옷을 벗고 다니는 사람도 없죠. 제가 해외봉사를 하며 만난 사람들은 정말 그냥 길바닥에서 자거든요. 예전엔 안 그랬는데 특히 요즘들어 안 좋은 말을 하는 분들이 늘었다는 느낌을 받아요.”

변정수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한때는 저도 선행은 조용히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좋은 일일수록 박수쳐야 한다”며 “한 손만으론 박수를 칠 수 없다. 오른손이 저라고 하면 왼손은 나눔의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 분들에게 같이 힘을 합치자며 손을 맞대는 게 내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연예인들이 1억 기부했다, 10억 기부했다 하니까 기부나 나눔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연예인은 손에 꼽히는 정도다. 시민분들이 만원, 2만원씩 기부하는 것도 대단하고 그렇게 모인 돈이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저도 수입이 일정한 직업이 아니다보니 수입이 아예 없던 시절도 있었어요. 대출 받아서 매니저 월급주고 그랬지만 후원은 안 끊었어요. 제가 그걸 끊는 순간 그 아이는 학교도 가지 못하게 되니까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해보는 거예요. 단돈 만원이라도요.”

변정수는 이날도 오는 9월 예정된 환아 돕기 자선바자회 준비로 여념이 없었다. 그가 진행하는 자선바자회는 올해 7회를 맞이한다. 변정수의 다음 목표는 뭘까. “아주 멀리 보면 제가 가진 것을 다 버릴 수 있는 시기가 왔을 때 남편과 굿네이버스 해외지부의 지부장이 돼서 노년을 다른 이들을 위해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맘센터도 100개 짓는 게 목표인데, 제가 못하면 딸들이 해주겠대요. 당장은 저에게 오는 일들은 마다하지 않고 다 하려고 하고요.(웃음)”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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