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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쿠슈너 "평화안은 세기의 기회…팔레스타인에 57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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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달러 받으려면 평화안 수용해야"

팔레스타인인 수천명은 곳곳서 반대 시위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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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이 주도한 중동 평화안을 팔레스타인 측에 '세기의 기회'(Opportunity of the Century)가 될 것이라 자평하고, 팔레스타인이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대계 미국인인 그가 제시한 평화안에는 미국 자금 500억달러(약 57조 8000억원)를 투입해 팔레스타인의 낙후된 경제를 일으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지원금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이스라엘에 유리한 평화안을 무조건 수용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쿠슈너 보좌관은 이날 바레인에서 열린 '중동 평화 워크숍'에 참석해 한 연설에서 "팔레스타인의 경제 발전을 위해 500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경제적 경로에 동의하는 것은 이전에 풀 수 없었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조건"이라며 "지원 자금을 받으면 미국이 제시하는 중동 평화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나의 직접적인 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은 아직 당신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슈너 보좌관은 "우선 팔레스타인인들이 500억달러를 인프라와 관광, 교육에 투자함으로써 10년 안에 100만개의 팔레스타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경제 부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경제 성장과 번영은 (이스라엘과) 분쟁에 대한 지속적이고 공정한 정치적 해법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존엄을 존중하는 게 그 해법(평화안)"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앞으로 10년간 500억달러를 팔레스타인의 사회 기반시설, 교육, 관광 등 179개 사업에 투자하고 이 가운데 50억달러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연결하는 통로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측은 쿠슈너 보좌관의 평화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등 사실상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에브 에레캇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팔레스타인을 포기했을 뿐 아니라, 평화와 정의 그리고 인류의 기본 원칙에 대해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생각에 근간한 평화안은 '반드시 실패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국민 수천명도 미국 주도로 열린 바레인 중동평화 워크숍 내용에 항의하고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곳곳에서 총파업 시위를 벌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바레인 국왕 사진을 불태우는 등 평화안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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