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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초면에 사랑합니다’ 종영] 김영광♥진기주 해피엔딩에도 밍밍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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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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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월화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 캡처.


SBS 월화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에서 김영광이 진기주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안면실인증이 완치되지 않아 김영광은 진기주의 얼굴을 항상 또렷하게 보진 못했다. 하지만 가끔 찾아오는 기적 같은 순간을 기다리는 두 사람의 사랑은 계속될 것이 암시됐다.

지난 25일 ‘초면에 사랑합니다’의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정갈희(진기주 분)는 자신과 비서들을 위해 도민익(김영광 분)이 대표이사 후보를 사퇴하면서까지 노사 협상 테이블을 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도민익은 절친한 기대주(구자성 분)를 대표이사 후보에 등록하게 했다. 기대주는 도민익의 삼촌이자 대표이사를 노리던 심해용(김민상 분)을 제치고 T&T모바일의 새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됐다.

도민익, 정갈희, 베로니카 박(김재경 분)이 함께 기대주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정갈희의 빨간 카디건 소매가 케이크의 촛불에 타버렸다. 정갈희는 도민익이 얼굴 대신 자신을 알아보는 유일한 물건인 카디건을 꿰매보려고 했지만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었다.

고민하던 도민익은 주치의인 구석찬 박사(김병춘 분)를 찾아가 방법을 의논했다. 구 박사는 “둘만의 새로운 징표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이에 도민익은 정갈희에게 청혼하겠다고 결심하고 반지를 준비했다. 도민익은 정갈희에게 “내가 당신의 자신감 코트가 돼 주고 싶다”며 “어느 날 문득 당신 손에 이 반지가 끼워져 있으면 당신 대답을 ‘예스’로 알겠다”며 반지를 건넸다.

정갈희는 도민익과 약속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반지를 낀 모습을 보여주려고 이벤트를 준비했다. 기다려도 도민익이 오지 않자 정갈희는 도민익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 도민익이 중요한 계약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된 것. 자신을 기다릴 정갈희를 생각하며 초조해하던 도민익은 겨우 고쳐진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갑자기 앞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분명하게 보였다. 이 순간을 놓칠세라 도민익은 정갈희에게 연락해 회사 옥상에서 만나자고 했다. 도민익은 또렷하게 보이는 정갈희에게 “예쁘다”며 뽀뽀했다. 그리고 다시 정갈희를 바라보다 “당신 얼굴이 보일 때 미친 듯이 하고 싶은 게 있다”며 고백하고 진하게 키스했다. 엔딩 장면은 두 사람의 내레이션으로 장식됐다.

“살면서 기적처럼 그런 순간들이 왔다. 그런 날이면 남자는 어디에 있든 여자를 찾아갔고 오래오래 바라봤고 길고 긴 입맞춤을 나눴다. 잠깐씩 보이는 순간들에 한없이 감사하며 다시 볼 수 있을 때까지 그녀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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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캡처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안면인식장애, 보스-비서의 로맨스 등 익숙한 소재를 다룬다는 초반 우려를 뛰어넘지 못하고 뻔한 드라마로 전락했다. 전개는 늘어졌고 비슷한 소재였던 ‘김비서가 왜 그럴까’ ‘뷰티 인사이드’와 비교해도 별다른 매력 포인트가 없었다. 강약 없이 늘어지는 전개는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다.

로맨스와 함께 담아내려 했던 노사관계, 갑을관계 등의 사회 문제도 도드라지지 못했다. 허술하고 순한 악당인 심해용, 적극적으로 맞설 의욕을 보이지 않는 도민익과 정갈희, 평범하게 대처하는 비서들 등 캐릭터뿐만 아니라 이들의 갈등도 도민익이 대표이사 후보를 사퇴하는 것으로 허무하게 해결됐다. 갑질의 문제에 대해 가볍게 언급만 되고 쉽게 해결돼 버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갑에 대항하는 을인 비서들 역시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심해용의 비서 모하니 역의 배우 한지선은 지난해 고령의 택시기사를 만취 상태에서 폭행한 사실이 방영 도중 알려져 중도 하차했다. 반전의 키를 쥐고 있던 을의 인물이 갑작스레 빠지고 현실에서는 갑질한 사실이 알려지자 드라마는 더욱 탄산이 빠져버린 맥주처럼 밋밋해졌다. 그나마 베로니카 박 역의 김재경이 통통 튀는 매력을 살려 캐릭터를 만들어내면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상대역인 구자성의 어색한 연기는 몰입도를 떨어뜨렸고 커플 케미마저도 살려내지 못했다.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방영 내내 2% 후반~4% 초반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마니아층을 만들기도 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끌어내지는 못한 채 아쉽게 막을 내렸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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