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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숫자로 증명됐다… 英 옥스브리지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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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케임브리지大 출신, 장관 57%·외교관 51% 장악

'영국에서 고위 법관이나 장관, 국회의원, 군 간부 등을 하려면 이튼칼리지 같은 명문 사립 고교를 거쳐 옥스퍼드대학이나 케임브리지대학에 가야 한다.'

편견처럼 들리는 신화가 통계로 입증됐다. 영국 교육 관련 자선 단체인 서든트러스트와 국가사회이동성위원회는 25일(현지 시각) '영국 엘리트 2019' 보고서를 발표했다. 영국의 주요 고위직 5000명의 출신 학교를 분석한 자료다. 조사 결과, 고위 법관의 71%가 이른바 '옥스브리지'로 불리는 옥스퍼드대나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위원의 57%, 외교관의 51%, 신문 칼럼니스트의 44%가 옥스브리지 출신이었다.

국회의원 중 옥스브리지 출신은 24%로 나타났다. 타 직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비율이다. 하지만 차기 총리를 두고 경쟁하는 보리스 존슨과 제러미 헌트 모두 옥스퍼드대 출신인 점을 보면 정계에서 옥스브리지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영국 BBC방송은 "긴 시간 동안 의회에서 옥스브리지 편중 상태가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두 학교 출신의 영향력은 유효하다"고 해석했다.

이 고위직 중에서는 사립 고교 출신 비중도 높았다. 조사 결과, 고위 법관의 65%, 외교관의 52%, 군 간부의 49%, 공공 기관장의 45%가 사립 고교를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이튼칼리지나 런던 웨스터민스터스쿨 등 사립학교에서 옥스브리지 진학을 싹쓸이하다시피 한다. 일반 공립 고교에서는 전교에서 한두 명꼴인 옥스브리지 진학자가 이 학교들에서는 한 해에 40~80명가량 된다.

학벌주의와 부의 대물림 등으로 요약되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위원회는 10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대학에서 다양한 배경의 학생을 선발하고, 기업 등이 직원을 채용할 때 더욱 투명한 선발을 할 것, 계층 간 차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 등이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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