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선 불경죄… 분노에 기름 부어
성폭행 의혹엔 “내 타입 아니다” 설화
루홀라 호메이니는 1979∼1989년 이란 최고지도자를 지냈다. 그가 타계하면서 알리 하메네이가 그 자리를 계승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호메이니는 1979년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 인질 사태 때 강경 대응을 주도하며 협상에 응하지 않아 미국에 ‘미운털’이 박혔던 인물. 아직 상당수 미국인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이름이어서 트럼프 대통령도 조건반사적으로 ‘호메이니’라고 말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뒤 이란 제재에 대한 추가 설명에 나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라고 정확히 발음했다.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의 이름을 혼동한다는 것이 중대한 불경죄에 해당한다. 뉴욕타임스는 “가뜩이나 미국의 제재에 반발하는 이란인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꼬인 혀’(비슷한 발음을 혼동하는 것)가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최근 불거진 성폭행 의혹에 대해 의회전문지 힐과 인터뷰를 하면서 또 한 번 설화를 일으켰다.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면서 의혹을 제기한 여성에 대해 “내 타입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여성계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타입이었다면 성폭행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상당수 언론은 ‘그녀는 내 타입이 아니야’를 제목으로 뽑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비하적 태도를 꼬집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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