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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이 협상 거부' 책임전가 시도…이란 "협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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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대립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이 이란 최고지도자까지 경제 제재 명단에 올리며 이란을 '최대 압박'하면서 동시에 협상하자는 제안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란과 언제든지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 보고 싶지만 이란이 거부하는 탓에 성사되지 못한다고 언론을 통해 거듭 주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4일 이란 최고지도자를 '강타할' 제재를 승인했다면서 "핵 야망을 버리고 파괴적 행동을 변화시키고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며 선의로 협상 테이블에 돌아올 것을 이란 정권에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도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해제와 관련해 이란 정권과 기꺼이 협상하려 한다"라면서도 "그러려면 이란의 대리군 지원은 물론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망라하는 협상이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란과 협상하고 싶지만 이란이 적대적인 정책을 고수하는 바람에 협상이 발목을 잡혔다는 것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이스라엘을 찾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협상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라며 "이란은 그 열린 문으로 걸어오기만 하면 되는데 그들의 침묵에 귀가 먹먹하다"라고 이란에 책임을 돌렸다.

이런 움직임은 현재 양국을 둘러싼 긴장이 외교와 대화로 해결하지 못하는 책임이 강경하고 호전적인 이란에 있다는 '틀'을 짜 공세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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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관리들이 이란에 협상을 제안하면서 자주 쓰는 '협상 테이블 복귀'(return)라는 용어에서도 그런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이란이 협상장에 복귀해야 한다는 표현은 이란이 미국과 협상하던 도중 일방적으로 협상장에서 나갔고, 미국은 '피해자'로서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반(反)트럼프 의원으로 잘 알려진 미국 민주당 일한 오마르는 17일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폐기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테다. 미국은 즉시 이란과 대화에 '복귀'해 핵합의를 원상복구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첨예한 긴장의 원인이 이란의 대화 거부가 아니라 지난해 5월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 탈퇴임을 상기하면서 대화에 복귀해야 하는 쪽은 미국임을 지적한 것이다.

이란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미국에 대해 이란도 강력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5일 "미국은 협상을 맡은 이란 외무장관을 제재한다면서 무슨 대화를 하자고 하느냐"라며 "누가 먼저 핵합의를 어겼느냐. 스스로 서명한 합의를 어기고 경제 테러리즘(제재)으로 협박하면서 협상하자는 말은 순전히 거짓말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협박하면서 협상하자는 백악관은 정신적 장애가 있다"라고 맹비난했다.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표도 24일 "이란 최고지도자까지 제재하면서 대화하자는 미국의 제안은 어불성설이다. 지금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에 핵합의를 재협상하자면서 이란이 이행해야 할 조건 12가지를 내걸고 이를 실행하지 않으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들 조건의 주요 내용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프로그램 전면 사찰 및 영구적, 검증 가능한 폐기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중수로 중단 ▲탄도미사일 개발·시험 중단 ▲미국인, 미국의 우방 국적자 전원 석방 ▲헤즈볼라, 하마스, 탈레반, 알카에다, 예멘 반군 등 중동 테러조직 지원 종료 ▲시리아에서 완전 철수 ▲이스라엘을 포함해 중동 내 미국 우방 협박 중단 등이다.

이란의 손발을 묶어 '고분고분한' 중동의 자원 부국으로 바꾸겠다는 게 미국의 대이란 정책의 목표인 것 아닌가 하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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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IRNA통신]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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