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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사과드립니다" 고개 숙인 완산학원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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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학부모에게 고개 숙여 사과…완산학원 정상화대책위원회 요구

전북교육청, 임원 취소 절차 예정

전북CBS 남승현 기자

노컷뉴스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북 전주 학교법인 완산학원의 완산중학교 소속 교사들이 25일 전교생 앞에서 공개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남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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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마전이 된 학교법인 완산학원의 교사들이 25일 "완산중학교 사태를 미처 막지 못하고 확산시켜 크나큰 염려를 끼쳤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완산중학교 교장과 교사 2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 전북 전주시 완산중학교 강당에서 전교생을 불러모아 사태 경과보고와 함께 사과문을 발표했다.

교사들은 사과문을 통해 "우리 교사들도 교사의 권리에 당당하지 못했지만, 어찌 학생과 학부모님이 겪고 있는 고통에 비할 바 있겠느냐"며 "잘못과 아픔을 딛고 끝까지 책임지고 학생들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했다.

또 "교육청에도 완산중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 지원하도록 '완산학원 정상화 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지켜본 한 학생은 "선생님들이 사과해줘서 감사한 데, (사태와) 직접 관련된 선생님이 참석하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교사들도 방관자다. 관리 감독자의 책임이 있다"며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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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시민단체가 전북교육청에서 완산학원 해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남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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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의 온상인 완산학원에서 교사들의 공개 사과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지난달 28일 전주지검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수재 등 혐의로 완산학원 설립자 A씨와 법인 사무국장 B(52)씨를 구속기소하고, A씨의 딸 C(49)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전주지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드러난 횡령액만 총 53억에 달한다.

이들은 10년간 교내 시설 공사비를 부풀리고, 법인 소유 건물의 월 임대료를 축소해 돈을 빼돌렸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복지비에도 손을 댔고, 학생들의 급식을 위해 산 쌀로 명절 떡을 지어 교직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학교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으로 전기 생산 수익을 챙겼고, 교장·교감 승진과 교사 채용에 뒷돈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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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이 빼곡한 전주 완상중학교 옥상. (사진=카카오맵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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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해산을 고려한 전북교육청은 우선 학교 정상화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전북교육청은 이번 주 임원 승인 취소 절차에 나서는 한편, 재직 중인 부정 채용 교사 4명에 대한 원인 무효 처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완산학원 임원 모두 승인을 취소할 계획"이라면서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임시이사 선임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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