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광화문 대한애국당 천막 철거…다시 시민 품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서울시가 25일 오전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대한애국당의 천막을 철거하자 당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농성 천막이 25일 철거됐다.

우리공화당 측이 천막을 설치한 지 46일 만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20분쯤 직원 500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명을 투입해 농성 천막 2동과 그늘막 등에 대한 행정 대집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천막을 지키던 당원과 지지자 400여명(공화당 추산)이 격렬히 저항하면서 서울시와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과 충돌했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천막 앞에 놓인 사진과 구조물 등을 걷어내고 본격 철거에 나서자 스크럼을 짠 당원들은 온몸으로 막아서며 밀쳤고, 플라스틱병에 든 물을 뿌리기도 했다.

한 남성은 천막 안에 있던 물품을 집어 던지며 “이게 나라냐”, “시민들에게 왜 이러느냐”고 고함치며 용역업체 직원들을 향해 소화기를 뿌리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오전 5시40분쯤 농성 천막 한쪽 벽을 철거하고 비닐을 뜯어내자 몇몇 여성 당원은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고 소리치며 울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세월호 천막은 가만두고 우리한테만 그러느냐”고 옷이 찢어진 채 소리를 지르는 이도 곳곳에 보였다고 한다.

몸싸움 과정에서 쓰러진 이들이 속출하자 “사람이 죽었다“, ”살인마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공화당의 한 관계자는 ”정당한 정당 활동에 대해 좌파 정권이 조례를 운운하며 이렇게 한다”며 “훗날 역사에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작업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7시20분쯤 천막 철거는 마무리됐다.

이후 서울시 직원들은 광장 안에 놓인 물품을 정리하며 청소를 시작했다.

양측이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다친 사람도 속출했지만 심각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40여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대부분은 60∼70대로 철거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과 몸싸움을 벌여 다쳤거나 탈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역업체 직원 중에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거나 얼굴과 팔에 피를 흘리는 이도 있었다.

광장 한쪽에 쭈그려 앉아 담배를 태우거나 물을 마시는 이들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철거 후 공화당 측은 서울시와 용역업체를 겨냥해 ‘폭력 행정대집행’, ‘용역 깡패’라고 외치며 광화문광장 남측에서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