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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잘하는 게 축구뿐"…'박지성 장학금 1호' 박혜정, 이렇게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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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우포 따오기 야생방사 성공기원 ‘제27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대학부 고려대학교와 한양여자대학교의 경기가 23일 창녕스포츠파크에서 열렸다. 고려대 박혜정(왼쪽)이 상대 수비를 피해 패스를 하고 있다. 창녕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창녕=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축구 뿐이다.”

박혜정(19·고려대)은 박지성 장학금 1호 선수다. 그가 박지성과 인연을 맺게 되는데는 스포츠서울도 한 몫 거들었다. 박혜정은 경기 신하초등학교 6학년 재학 중이던 2012년 여왕기에 출전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이에 본지가 ‘여자 박지성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는데 그 신문을 박지성 측 관계자가 영국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본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돼 박지성 장학금을 받게 됐다. 박혜정은 당시 전국대회 최상위권을 유지하던 팀 내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유난히 돋보였던 선수였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뒤 될성부른 떡잎은 어느덧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우포따오기 야생방사 성공기원’ 제27회 여왕기 전국여자 축구대회에서 만난 그는 “축구를 계속하게 될 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나는 축구 말고 잘하는 게 없다. 여전히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고 환히 웃었다.

이번 여왕기는 고려대 소속으로 출전하는 첫 대회다. ‘새내기’의 눈에 비친 대학부는 모든 게 새로웠다. 박혜정은 “고등학교에서는 투박한 축구를 했다면, 대학교에서는 더 어른스럽게 공을 찬다. 경기가 급하지 않고 팀 색깔이 확실하다. 보여주고자 하는 것도 명확하다”며 “대학교 와서 첫 대회는 U-19 대표팀에 있느라 출전을 못 했다. 이번이 고려대 소속으로 나서는 첫 대회인데 경험해 보니 엄청나게 재밌다. 감독님이 추구하는 ‘소유 축구’의 색깔이 딱 나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팀과 정말 잘 맞는다”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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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과 박지성(왼쪽부터) 제공 | 박혜정 아버지



대학생이 돼서도 포지션은 미드필더다. 볼 소유와 패스플레이에 능한 자신의 강점도 변함없다. 한국 여자축구가 주목하는 기대주라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고현호 감독이 이끄는 고려대는 국내 최고의 대학선수들이 모이는 명문팀으로 꼽힌다. 박혜정은 그 바늘구멍을 뚫고 7명의 신입생 중 하나로 입학했다. 언니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열린 한양여대와의 준결승에서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이 코너킥 기회를 얻을 때마다 키커로 나섰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팀의 4번째 골도 기록했다. 체력과 집중력을 모두 검증하는 득점이었다.

올해 여왕기는 2023년 여자월드컵의 새 얼굴을 찾는 무대다. 한 때 ‘황금세대’로 불렸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 3전 전패로 기대 이하 성적을 기록하고 돌아왔다. 갈수록 줄어드는 저변 속 젊은 피가 수혈되지 못하면서 대표팀 기량이 전체적으로 정체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0년 U-20 여자월드컵 3위, U-17 여자월드컵 우승의 반짝 활약을 이끈 선수 중 상당수는 이번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젊은 샛별의 등장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대표팀의 꿈에 대해 묻자 박혜정은 ‘아직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당장의 목표는 내년 열리는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이다. 그는 “오는 10월 아시아 최종 예선이 있다. 매달 소집되고 있는데, 최종 명단에 포함되고 싶다“며 “한국에서 뛰는 여자축구 선수는 특히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성공할 확률도 그만큼 커진다. 눈앞에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더 높은 목표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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