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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류현진은 야구 예술가… 모든 색을 완벽하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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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설자들이 말하는 류현진

"모든 구종을 똑같은 폼으로 뿌려… 아무나 할 수 없는 장엄한 기술"

"류현진은 지금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the best pitcher in Baseball)다." (6월 17일, ESPN 해설자 제시카 멘도자)

"류현진은 자신이 가진 구종을 원하는 곳 어디든 꽂아 넣는다. 그가 그레그 매덕스에 비견되는 이유다." (6월 23일, 스포츠넷LA 캐스터 조 데이비스)

LA 다저스 류현진(32)은 이번 시즌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발돋움했다. 3월 29일 개막전부터 지난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15차례 선발 등판 경기를 생중계한 현지 해설자들의 입을 통해 그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예술가, 장인"… 류현진에 푹 빠지다

류현진의 투구는 자주 예술에 비유된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04승을 거둔 다저스의 전설적인 투수 출신 해설자 오렐 허샤이저는 5월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류현진은 한 가지 색만 완벽하게 쓰는 걸 넘어, 그가 가진 모든 색을 다 사용한다"며 "마치 예술가를 보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조선일보

/일러스트=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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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샤이저는 지난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류현진이 모든 구종을 똑같은 투구 폼에서 뿌리는 데 큰 점수를 주면서 "아무 투수나 할 수 없는 가장 장엄한(magnificent) 기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이자 ESPN 해설자인 톰 베르두치도 류현진 칭송 대열에 가세했다. 베르두치는 5월 26일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을 해설하며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최고 장인(master craftsman)"이라며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투구도 좋아할 것이다. 지금 그보다 좋은 공을 던지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초현실적으로 적은 볼넷은 해설진들에게도 늘 화두다. 5월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류현진이 볼넷을 내주자 캐스터 조 데이비스는 "류현진이 작년 9월 이후 다저스타디움에서 65이닝 만에 처음 내준 볼넷"이라고 설명했고, 허샤이저는 "미쳤다(That's crazy)"고 반응했다. 데이비스는 5월 26일 파이리츠전에서는 "류현진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건 돼지가 하늘을 나는 일(pig flying)이 벌어지는 것과 같다"며 사실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 바운드볼·도루 허용도 최소"

현지 해설진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류현진의 숨은 기록들도 전했다. 베르두치는 지난달 26일 파이리츠전에서 류현진의 제구력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소개했다. 포수 앞에서 땅에 튕기는 '바운드 볼'이 적다는 점이다. 베르두치는 "류현진의 가장 굉장한 기록은 올 시즌 800개 넘는 공을 던질 동안 바운드 볼이 단 3개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심지어 그의 주 무기인 체인지업은 튀기 쉬운 구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현진과 호흡을 맞추는 다저스 포수 러셀 마틴의 말을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마틴은 '류현진의 공은 블로킹할 필요가 없다. 모든 투수가 류현진 같았으면 내 포수 인생이 훨씬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류현진이 등판할 때 상대 팀 주자들이 쉽게 도루하지 못한다는 점도 생중계 해설을 통해 소개됐다. 지난 17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ESPN 캐스터 맷 바스거시안은 "류현진은 지난 35번의 선발 경기에서 단 한 개의 도루만 허용했다"며 "빅리그 데뷔 7년 차인데 지금까지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주자가 도루에 성공한 건 6번뿐"이라고 놀라워했다. 방송 화면에는 '류현진은 통산 107이닝당 1개꼴로 도루를 허용했는데, 이는 지난 50년 동안 데뷔한 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라는 자막이 올라왔다.

개막 후 순항하던 류현진은 4월 9일 경기 도중 사타구니 통증으로 조기에 내려가면서 한때 물음표가 붙기도 했다. 하지만 한 달 만인 5월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완봉승을 비롯해 매 경기 놀라운 호투를 보여주며 우려를 확신으로 돌려놨다. 연일 "최고의 투수"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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