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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동해안 경계한 8군단 ‘북 어선 경계 실패’ 사흘 뒤 저녁 회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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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진화 전출자들 위로…고민했지만 예정대로 진행”

동해안 경계를 담당하는 육군 8군단이 북한 어선의 삼척항 접안 사건 발생 사흘 뒤 저녁 회식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4일 “8군단장이 지난 18일 부대 참모들, 전출 및 전입자 등 20여명과 함께 저녁 회식을 했다”며 “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당시는 북한 어선이 제지 없이 동해 삼척항에 다다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의 경계태세 문제가 불거진 때였다. 8군단은 삼척항 쪽 해안 경계를 맡고 있는 23사단의 상급 부대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8군단장은 북한 어선과 관련된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면서도 “근무 기간 동안 강원 지역 산불 진화에 기여한 전출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회식을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8군단장도 고민을 많이 한 뒤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육군은 이에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했을 때 해당 지휘관의 판단과 조치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식을 금지하는 지침은 없었기 때문에 8군단장을 상대로 관련 조치를 내릴 순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경두 국방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은 15일 오전 북한 어선 사건이 발생하자 합참 벙커에서 대책회의를 했다. 회의는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정박한 사실을 해경으로부터 전파받은 직후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군 경계태세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17일 브리핑에서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이 경계태세 허점이 노출된 것을 숨기기 위해 거짓 브리핑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당시 합동신문팀 조사가 진행 중이라 정확한 확인이 필요해 ‘인근’이라고 포괄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거짓 브리핑에 따른 사건 은폐·축소 의혹은 지속되고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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