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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국의 신중함을 오해 말라” 강경파들의 이란 향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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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볼턴 등 언급 잇따라

“군사행동 대신 새 옵션 추진”

이란 “무인기 재침범 땐 격추”



경향신문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이 23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오른쪽)와 요르단강 계곡을 둘러보기 위해 군용 헬기를 타고 가며 이야기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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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을 취소한 이후에도 미국 내 강경파들의 대이란 위협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응 의지에 대한 이란의 오판을 경고하는 동시에 중동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메시지라는 평가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작전 취소와 관련해 “이란은 미국의 자제를 결단력 부족으로 오해해선 안된다”며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서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제재 의지도 확인했다. 대화는 열려 있지만 이란이 핵무기 보유 의지를 포기하는 게 우선이며 그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란 의미다.

이란의 무인기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란은 미국의 신중함과 분별력을 나약함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이스라엘과의 3자 회담을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24일 대이란 추가 제재 발표를 재확인하면서 군사 행동은 유보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과 볼턴 보좌관의 ‘군사적 옵션은 여전히 살아 있는 카드’라는 언급은 이란의 무인기 격추에 대해선 보복 공격을 자제했지만 언제든 응징에 나설 수 있으니 미국을 ‘종이호랑이’로 생각하지 말라는 경고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철회 이후 중동 동맹국 사이에서 제기된 미국의 공격 의지에 대한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AP통신은 풀이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동맹국들을 방문해 이란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그는 출발 직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란에 대해 어떻게 전략적으로 협력할 것인지,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에 맞서 국제적 연합을 구축할 것인지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전·현직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미국이 중동에서 전면적인 재래식 전쟁을 피하면서도 이란 저지에 도움이 될 새로운 옵션을 개발하기 위한 비밀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새 옵션에는 자국의 개입을 숨기고 특정 국가의 시설 등을 공격하는 ‘그림자 전쟁’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신중함’은 전쟁을 막을 수 있지만 경제적 테러리즘은 긴장을 낳는다”고 비난했다. 이란 해군 사령관은 24일 “영공을 침범하는 적을 분쇄하는 대응은 언제라도 반복될 수 있다”며 미군 무인기가 재차 영공을 침범할 경우 다시 격추하겠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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