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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①]설인아 "`조장풍`은 배우 인생 이정표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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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설인아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열연했다. 제공|위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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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배우 설인아(23)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하 ’조장풍)을 통해 데뷔 때만큼이나 신선한 인상을 남겼다. 어쩌면 배우 인생 5년 만에 처음 만난 ’인생 캐릭터’ 고말숙을 통해서다.

극중 고말숙은 악인인 명성그룹 최서라(송옥숙 분) 회장의 개인 비서였지만 갑을기획과 함께 하게 되며 정의의 편에 서게 되는 반전 캐릭터다. 극 초반 시크하고 도도한 모습부터 센 언니의 걸크러시 매력, 화끈한 액션으로 시선을 모았다면 중후반부 이후엔 갑을기획 천덕구(김경남 분)와 커플이 되면서 정의구현은 물론, 로맨스로 설렘까지 선사했다.

블랙코미디 같은 장면을 다수 연출한 고말숙은, 시청자에게 신세계 같은 인물이었지만, 설인아에게도 ’조장풍’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복 받았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촬영장이 이렇게 재미있었던 적은 처음이었어요."

드라마 종영 이틀 뒤,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를 만난 설인아는 여전히 ’조장풍’의 긴 여운에 잠겨 있었다. "종영이 실감나지 않는다"는 그는 "오늘도, 내일도 촬영장에 갈 것만 같다"며 작품과의 이별을 못내 아쉬워했다.

이는 비단 설인아만의 마음은 아니다. ’조장풍’ 종영 인터뷰에 나선 모든 배우들이 "최고의 촬영장"이라 입을 모았다. 팀워크의 비밀은 특별하진 않다. 제 몫만 하고 촬영장에서 빠지는 게 아닌, ’조장풍’의 모든 여정을 함께 만들어 간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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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아는 `조장풍`에서 맡은 고말숙 캐릭터를 위해 더할 나위 없는 열정을 쏟아 부었다. 제공|위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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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날 스케줄표가 나오면, 누가 몇시쯤 오겠다고 예상이 되요. 그러면 절대 차에 있게 두질 않죠. 대기도 무조건 같이 해요. 대기시간이 다섯 시간인 적이 있는데,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그 정도로 모두 다 친해졌어요. 또 우린 서로를 너무 재미있어해요. 개그 욕심도 엄청나고요(웃음). 그러면서 친해진 것 같아요."

현장의 분위기는 고스란히 카메라 안에 담겼고, TV를 통해 시청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그렇게 ’조장풍’은 시종일관 유쾌한 에너지를 ’뿜뿜’ 하며 짧고 굵은 두 달 여정을 마쳤다. 동시간대 최하위로 시작한 시청률은 중반부 들어 1위로 올라섰고, 결국 ’월화극 1위’라는 기분 좋은 기록과 함께 종영했다.

설인아에게 ’조장풍’은 더 없이 즐거운 현장으로 기억되지만 필모그래피상으로도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캐릭터를, 작품을 ’연기’하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알려준 작품으로 말이다.

"연기를 이렇게 해야되는구나, 방향성을 알려준 이정표 같은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예전에는 현장을 즐긴다는 표현을 이해하지 못 했어요. 스스로 여유가 없다 보니 현장을 즐기지 못했죠. 내 것 하기 바빴어요. 그런데 ’앙상블이라는 게 이런거구나’ 하는 걸 ’조장풍’을 통해 배웠어요. 또 감독 작가 배우들의 호흡이, 이렇게 해야 잘 맞는 거구나 하는 걸 알게 됐죠. 다음 작품 할 때, 설인아로서 어떤 캐릭터를 만났을 때 현장에서 어떻게 서 있어야겠구나 하는 걸 알려준 고마운 작품입니다."

’조장풍’ 속 고말숙은 분명 설인아에게 특별한 의미지만 결코 연기하기 쉽지만은 않은 인물이었다.

"표현하기 어려운 인물이었어요. 말숙이가 보여준 모습은 블랙코미디였거든요. 갑질에 억눌려 있는, 정식 비서도 아닌 심부름꾼 캐릭터라 그런 면만 나왔다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또 다른 상대(천덕구)가 있으니까요(웃음). 명성그룹 회장님 앞에선 그 고함에 귀가 찢어지고 쫄아 있었지만 천덕구 만나면 내 세계를 펼치니까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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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아에게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이정표 같은 작품이다. 제공|위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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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아는 제대로 작정하고 어느 때보다 캐릭터의 비주얼에도 공을 들였다. 결과는 대성공. 극 초반에는 시크 도도 카리스마로 똘똘 뭉친, 각 잡힌 대기업 그룹 회장 비서룩을 완성했다면, 그룹을 박차고 나온 뒤엔 다소 편안하고 여성스러운 매력이 물씬 풍기는 스타일을 연출해 뭇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는 살면서 자격지심을 별로 느껴본 적이 없는데, 말숙이는 자격지심도 크고 자존심도 센 아이였어요. 설인아는 그런 걸 운동으로 푸는데, 말숙이는 마치 자기가 최서라인 것처럼 행동하잖아요. 그런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했어요. 좀 더 여우같이, 철판 깐다고 할까요? (웃음) 그리고 외적으로도 최서라에 최적화 된 인물이어야 하니까, 예쁘기만 하면 안 되고 언제든 바로 달려갈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니까 주로 바지를 입고, 약간 똘기 있어 보이게 계단처럼 잘랐죠. 머리 스타일로만 감독님과 한 달 동안 상의했어요. 이후 덕구와의 본격 연애를 시작한 뒤 바뀐 스타일도 신경써서 연출했어요."

그렇게 ’조장풍’ 속 고말숙은 설인아의 무한한 애정으로 탄생했다. 설인아가 지켜본 고말숙은 어땠을까.

"말숙이는 불쌍하고 바보같기도 하지만, 사랑스러운 것 같아요. 멋진 여자라기보다는, 뒤늦게 자기 소신을 찾은 여자죠. 권력을 누리고 싶어했지만, 그 부분은 솔직히 멋있지 않고, 오히려 찌질하죠. 불쌍하기도 하고요. 쉽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변화를 표현할 게 많아 재미있었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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