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4.3% 매입…조원태 회장, 우호지분으로 경영권 확보할 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대한항공 본사 [사진 제공 = 대한항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맺은 미국 델타항공이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일부 매입했다. 델타항공은 자사 이익과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밝혔지만, 내년 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결정할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만큼 조 회장의 우호지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 코너를 통해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며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과 맺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주주들에게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미국과 아시아는 잇는 최상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번 투자로 JV 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은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 KCGI가 최근 지분을 16% 가까이 늘리며 경영권 견제를 받고 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우호관계를 맺어온 만큼 이번 델타항공의 지분 확보로 조원태 회장 측으로서는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한진칼 최대주주는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으로, 지분 28.93%를 갖고 있으며 KCGI가 15.98%로 2위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KCGI가 한진칼 지분을 20%까지 늘려 조 회장에 맞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예고한 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늘리면 조 회장 우호지분이 40%에 달해 사실상 경영권이 견고해진다.

게다가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다시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던 KCGI에게 지난 11일 미래에셋대우가 한진칼 주식 담보 대출 연장을 거절하면서 오는 22일 대출금 200억원을 상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추가적인 200억원 상환도 앞둔 만큼 일각에선 미래에셋대우가 KCGI의 만기 연장을 막아 한진그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단 주장도 나온다.

한편 델타항공은 대한항공이 주도해 지난 2000년 창설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멤버로, 지난해 5월 항공사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인 JV를 출범했다.

바스티안 CEO는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의 JV 파트너십은 강하고 견고하며 잠재력도 크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JV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대한항공과 조양호 전 회장은 우리의 오랜 파트너였다. 그의 가족들의 문제로 걱정하지 않는다. 조원태 회장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미래의 관계도 자신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