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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SW이슈] 자책했던 이성열, 끝내기 만루홈런에도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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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대전 권영준 기자] “주장인데, 당연히 힘들어야죠.”

이성열(35·한화)의 타구가 밤하늘을 갈랐다. 쭉쭉 뻗은 타구는 경기장 좌측 담장을 넘어서 사라졌다. 7연패의 탈출을 알리는 만루홈런이었다.

한화 이성열은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치른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2사 만루에서 홈런포를 작렬하며 팀의 10-7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9회말 전까지 3-7로 패색이 짙던 한화는 롯데 손승락-구승민-박진형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을 상대로 연속안타와 실책, 낫아웃을 묶어 6-7로 따라붙었고,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이성열이 상대 투수 박진형의 초구 143㎞ 직구를 결대로 밀어쳐 승부를 갈랐다.

사실 한화는 분위기가 바닥까지 가라앉았다. 최근 7연패를 당했고, 특히 전날 5-2로 앞서다 5-7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역시 3-1로 앞서다 3-7로 뒤집히며 연패 늪에서 허덕이는 모습이었다. 선발투수 장민재의 역투에도 불펜진은 이틀 연속 무너졌고, 타석에서도 시원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끌어안아야 했던 것은 주장 이성열이었다. 올 시즌 팀 주장을 맡은 이성열은 시즌 초반 불같은 타격감을 선보였지만, 부상으로 주춤했다. 복귀 후에도 시즌 초의 타격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무엇보다 팀 성적이 떨어지면서 베테랑이자 주장으로 무거운 마음의 짐을 안아야 했다.

이성열은 이날 경기 후 “팀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 감독, 팬 모두 힘들었다. 주장인 나도 당연히 힘든 시간을 함께해야 한다”라며 “나보다 코치진이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베테랑이자 주장으로서 더그아웃에 동료들에게 더 큰 힘을 줬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했다”라며 “오늘의 홈런이 재미있는 야구를 하기 위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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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에게 미안한 마음도 빼놓지 않았다. 이성열은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항상 죄송했다”라며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말보다는 모두가 즐거워하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끝내기 홈런은 한화 유니폼을 입은 후 2번째인데, 만루홈런은 처음”이라며 “팀이 연패하고 있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9회 2사 만루에서 나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동료들이 너무 좋은 그림을 잘 그려줘서, 그 모습이 실제 나에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어 “끝내기 기회였기 때문에 간결하고 심플하게 치자는 생각을 했던 것이 주효했다. 이 홈런이 정말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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