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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4', 시리즈는 진화한다 [무비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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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4 리뷰 /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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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2010년 "잘가, 파트너"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긴 '토이 스토리3'. 많은 이들은 이를 더할 나위 없는 멋진 이별이라 여겼을 테다. 하지만 이처럼 완벽한 완결성을 깨고 9년만에 다시 돌아온 '토이 스토리4'는, 흠잡을 데 없는 레전드 시리즈의 귀환을 알렸다.

'토이 스토리4'(감독 조시 쿨러)의 오프닝은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앤디 여동생 몰리의 성장으로 더 이상 필요 없어진 반짝이는 램프 인형 보핍, 그런 그를 지키려 하는 우디지만 보핍은 오히려 의연하게 장난감의 숙명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많은 것이 변했다. 성장한 앤디와 이별을 하고 새로운 주인 보니를 만나 새 삶을 시작한 우디와 장난감 친구들이다.

늘 사랑을 독차지하던 우디는 며칠째 장롱 신세고, 제 보안관 뱃지마저 제시에게 넘겨줄 판이다. 보니의 관심과 사랑을 못 받아 고통스러울지언정, 제 존재가치보다 주인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우디의 모습은 꽤 의젓하고 대견하다. 그는 유치원에 가는 걸 두려워하는 소심한 소녀 보니를 몰래 쫓아가 든든한 마니또 역할을 하곤 뿌듯해한다. 지난 시즌1 당시 새 장난감 버즈의 등장으로 질투와 경쟁심리에 불타오르던 우디의 옛 시절 '흑역사'와는 확연히 다른 성장한 모습이다.

그렇게 보니를 도운 끝에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소품은 핸드메이드 장난감 포키로 재탄생해 생명력을 얻게 된다. 포키는 보니의 보물 1호 장난감이지만 태생이 쓰레기인 탓에 장난감이길 거부하고 틈만 나면 쓰레기통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이를 막는 우디의 철벽 디펜스 실력은 나날이 늘어가지만, 가족 여행을 가던 중 탈출에 성공한 포니다. 다시 포키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우디와 그런 우디를 돕는 버즈와 친구들의 모습은 본격적인 모험의 시작을 알린다.

영화는 시리즈 사상 가장 넓고 확장된 무대를 담는다. 화려한 카니발부터 각종 위험이 도사리는 오래된 골동품 상점까지, 안락한 방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담아냈고 이는 이번 시리즈에 담긴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시리즈에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은 포키를 시작으로 인형 뽑기 가게의 깜찍한 악동 솜인형 콤비 더키와 버니, 허세충만 라이더 듀크 카붐, 예쁜 외모와 달리 집착의 소유자인 개비개비와 그의 부하인 복화술 인형 벤슨 4형제 등이 있다. 캐릭터 면면이 개성 넘치고 사랑스럽다. 특히 모든 캐릭터들이 결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더욱 특별한 요소다. 애초부터 출생이 다른 포크 인형 포키, CF 광고 속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지 못한다고 주인에 버림받은 상처를 지닌 카붐, 손이 붙은 채 인형가게를 떠나기만을 기다리던 더키&버니, 오래돼 망가진 녹음기 탓에 주인을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던 개비개비까지. 그러나 이들은 우디와 친구들을 만나 우정을 배우고 각각의 정체성을 찾으며 존재가치를 확립한다. 매 시리즈를 관통하는 우정과 성장이라는 테마에 주체적인 자아 정체성 확립이라는 메시지가 녹아든 셈이다.

다시 돌아온 보핍의 변화는 더욱 상징적이다. 앞서 지난 시리즈에서 우디의 여자친구로 등장해 우아한 요조숙녀 이미지를 보였던 그는 트레이드마크인 분홍색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하늘색 점프슈트에 보라색 망토를 두른 채 자유로운 모험가가 됐다. 그는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여성상을 과감히 탈피했고,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용감하게 모험을 리드하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캐릭터로 매력을 더한다. 이는 확연히 달라진 디즈니 세계관의 기조를 고스란히 이어가는 것이다.

우디는 그런 보핍을 만나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재확립하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새로이 깨닫는다. 그리고 그런 우디를 지지하는 영원한 파트너 버즈와 장난감 친구들의 모습에선 이들이 겪은 지난 25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수많은 고난과 역경, 이별을 거치며 깊은 우정과 소중한 연대를 쌓아온, 더욱 성숙해진 이들의 모습은 뭉클함과 훈훈한 감동을 유발한다.

그렇기에 "무한한 세계 저 너머로(to infinity and beyond)"라는 마지막 인사는, "모든 엔딩은 또다른 시작"임을 예고하며 이들의 모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위안한다. 살아있는 장난감들의 환상적인 세계는 더 견고하면서도 무한대로 확장됐고, 매 시리즈를 거듭하며 확고한 철학과 교훈을 담아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더해간다. 삶의 소중한 기억과 추억의 매개체로도 큰 의미를 지닌 '토이 스토리'다. 이 시리즈의 연속성이 끝없이 지속되길 바라는 이유다.

역대급 쿠키영상은 물론, 엔딩 크레딧 이후 픽사 로고가 나올 때까지 좌석을 떠선 안 된다. 6월 20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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