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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안내는 외국인 근로자? 임금 차등적용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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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MT리포트]차등적용 가로막는 근로기준법 개정한다 해도 ILO 핵심협약 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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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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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9일 중소기업인들에게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국내 근로자와 차별화해야한다는 발언을 한 뒤 뭇매를 맞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황 대표 발언은 국내법·국제협약에 반하기 때문에 실현되기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0일 부산상의 등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19일 부산지역 중소·중견기업 대표들과 만나 "우리나라에 세금을 내는 등 기여한 적이 없는 외국인들에게 똑같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한국당이 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임금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이는 근로기준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성별·국적·신앙·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제22호(차별 금지) 역시 외국인근로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처우를 차별하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실제 국회에서 동의해 이 같은 근로기준법과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조항을 삭제한다 해도, ILO(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배치된다는 문제가 남는다. 한국이 비준한 ILO 협약 제111호는 고용 및 직업상 국적을 불문하고 임금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황 대표의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는 게 고용부의 입장이다. 사업장에 소속된 외국인근로자들은 기본적으로 근로소득세를 내고 있다. 산재보험료는 내국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사업주가 납부한다. 건강보험은 직장가입 대상이 된다.

고용보험료 중 사업주가 납부하는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계정도 의무화가 돼 2021년부터 사업장 규모별로 순차 적용된다. 자가 납부하는 실업급여 계정은 의무가입대상이 아니며, 이에 따라 실직시 실업급여 혜택은 받을 수 없다.

다만 이처럼 세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정상적인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한 경우에 해당한다. 2017년 기준 국내 취업비자는 총 57만9332건으로 이 중 비전문인력이 50만5800건이었다. 고용허가제에 따른 E-9비자는 26만9168건, 제외동포에게 주는 H-2비자는 23만6632건이 발급됐다.

산업 현장에서는 합법적인 외국인 근로자보다 훨씬 많은 외국인들이 관광비자 등으로 국내에 들어와 불법 취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건설업계 외국인 근로자 22만명 가량 중 불법취업인원은 16만명에 달했다. 이들은 황교안 대표의 말처럼 법망을 피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일부 영세사업장과 영농법인 등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현물성 숙소와 식사 등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야한다는 요구도 있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 과정에서 현물성 복지는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이에 고용부는 2017년 외국인 근로자 숙식비 공제지침을 마련해 노사 협의 아래 월급의 8~20% 수준에서 숙식비를 제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나 현장에서는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사업주가 숙식비를 부담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 근로자들이 해당 사업장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숙식비 공제를 표준근로계약서에 포함해 강제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숙식비 공제는 전적으로 당사자끼리 협의해서 자율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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