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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곡 팔아 4.7원인데 그것마저…” ‘멜론 사태’에 분노한 음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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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저작권료 편취 사태’에 분노한 음악인들

20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

“음원 스트리밍 시장 투명성 확보하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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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음원서비스 플랫폼인 ‘멜론’이 유령음반사를 만들어 저작권료 수십억원을 빼돌렸다는 <한겨레> 보도가 나오면서 음악인들의 분노가 거세게 일고 있다. 서울 동부지검은 멜론이 에스케이텔레콤(SKT) 자회사(로엔)이던 2009~2011년 유령음반사를 만들어 실제 저작권자들에게 돌아갈 몫을 줄이는 방식으로 저작권료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관련 기사: [단독] ‘멜론’, 유령음반사 만들어 저작권료 수십억 빼돌린 의혹)

음악인 노동조합인 ‘뮤지션유니온’은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멜론의 조직적 저작권료 편취 범죄 의혹에 대한 뮤지션유니온 기자회견’을 열고 “멜론은 저작권료 편취 범죄 행위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직접 뮤지션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밝혔다. 손병휘 서울민족예술인총연합(서울민예총)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멜론이) 음악인의 창작과 생산에 힘입어 수익을 내는 처지면서 시장을 교란하고 나아가 창작을 욕되게 했다”며 “청과물 시장에 모인 과일과 채소를 유통업자가 박스도 뜯지 않고 트럭째 어디론가 가져가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원필 뮤지션유니온 사무국장은 “여러분들이 음악을 한번 들을 때 우리 음악인들한테 떨어지는 돈이 4.7원이다.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이런 돈을 멜론이 편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미 문화예술노동연대 사무국장도 “예술인들에게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 당신들(음원서비스 플랫폼)의 배를 불리기 위해 사회의 통념을 이용하며 더 이상 예술에 무임승차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음원서비스 플랫폼의 ‘깜깜이 운영’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씬정석 뮤지션유니온 위원장은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음악이 유통돼 정산되는 과정을 알고 싶어도 플랫폼 생산자들은 기업 내부 정보라며 공개하지 않는다”며 “어쩌면 멜론의 불법 행위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장호 예술인소셜유니온 위원장도 “저작권에 따른 수익배분 방식을 보면, 멜론·지니 등 음원서비스 플랫폼 사업자는 노래가 스트리밍이 얼마나 됐는지, 다운로드는 몇회가 됐는지, 몇곡이 팔렸는지조차도 생산자에게 고시할 의무가 없다”며 “이 기회에 예술인들의 공정한 창작 환경과 권리 보호를 위해 법과 제도를 손보지 않는다면 제2·제3의 멜론 사태는 또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중음악 평론가 나도원씨는 “한국의 플랫폼 기반 음원 산업은 기술은 앞서가는데 법과 제도는 후진적이고, 불공정 관행과 불신 풍조가 팽배하다. 정보를 모두에게 공개하고, 당사자가 참여하는 기구를 세우며, 독과점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뮤지션유니온은 곧 ‘음악 산업의 공정화를 위한 뮤지션 공동 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뮤지션유니온은 △멜론의 범죄 혐의로 인한 피해자 규모와 피해 내용 공개 △음원 플랫폼의 음원 정산 자료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검증 방식 공개 △음악 산업에서 창출되는 이윤의 사회적 기여를 위한 음악진흥위원회(가칭) 설립 △음악 산업 유통구조의 공정한 관리와 저작권자의 권리보호 및 창작권 보호를 위한 계획 수립 등의 내용이 담긴 질의서를 이번 주 중으로 문체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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