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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낮추고 바꿔라!"…편의점 도시락 '나트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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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추고 바꿔라!"…편의점 도시락 '나트륨' 전쟁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발표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의 평균 나트륨 함량(1334㎎)은 일반 도시락 업체(823㎎)와 비교해 약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나트륨 섭취량은 2000㎎. 편의점 도시락 하나를 먹으면 하루 권장량의 약 67%를 섭취하는 셈이다.

편의점 업계는 나트륨 저감화를 통해 '건강한 도시락'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다. 나트륨 함량을 낮추고, 대체 소재를 적용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또한, 샐러드 등 건강 먹거리류도 강화되고 있다.

20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한국식품산업협회와 함께 나트륨 저감화 소재인 'namino 성분(발효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조미소재)'을 투입한 저감화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를 적용한 상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U의 샐러드 제품도 올해들어 크게 늘었다. 샐러드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지난해 3~5종이던 제품은 올해 5월 기준 17종까지 확대됐다.

김정훈 BGF리테일 상품개발팀장은 "건강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도시락 나트륨 저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선, 고기와 함께 야채 등의 반찬 구성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비건 도시락, 저염 도시락 등 고객 타켓층에 만든 전용 상품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나트륨 저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품의 경우, 원재료 협력사에 염도 기준을 제공해 개발 단계부터 관리를 진행 중이다.

또한, GS25는 식약처의 기술자문을 통해 상품을 개발한 뒤, 고객 홍보 및 판매 촉진을 위한 '헬스클레임제도'를 운영 중이다. 소스나 김치 등 GS25와 거래하는 중소 원재료 업체의 식약처 기술지원 활용을 통해 나트륨 저감화를 진행하고 있다.

메트로신문사

세븐일레븐의 '포케 샐러드 도시락' 2종./세븐일레븐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와 GS25뿐만 아니라 타 편의점에도 '웰빙' 열풍이 불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19일 '포케(Poke, 참치와 곡물 등을 넣어 먹는 식사 대용 하와이식 샐러드)' 콘셉트의 샐러드 도시락 2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닭가슴살 포케 도시락'(306kcal, 536mg)과 '두부 포케 도시락(350kcal, 480mg)은 칼로리와 나트륨을 일반 도시락(평균 800kcal, 1300mg)의 절반 수준까지 낮춘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은 올해(1월 1일~6월 18일) 샐러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5%나 증가함에 따라, 샐러드가 에피타이저나 사이드 메뉴에서 주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올해도 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세븐일레븐은 향후 나트륨뿐만 아니라 열량, 당류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저감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건강 도시락 존(ZONE)을 운영하는 등 안전한 상품 개발에 꾸준히 나설 예정이다.

김하영 세븐일레븐 푸드팀 MD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클린이팅(Clean Eating)' 트렌드와 함께 건강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세븐일레븐은 이번 포케 샐러드 도시락 출시와 더불어 저염ㆍ저칼로리 도시락 개발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스톱 역시 나트륨 저감을 위한 원자재 교체 등을 다양하게 검토 중인 상태다.

메트로신문사

CU의 비벼봄비빔밥./CU


편의점 업계가 저염·저지방·저칼로리를 앞세운 건강한 먹거리에 주목하면서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 거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이를 고려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CU의 경우, 모든 도시락에 소스를 별첨해 소비자 기호에 따라 소스양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한편, 김치 등 염분이 높은 반찬 대신 나물, 야채 등으로 구성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강된장을 별도로 첨부한 '비벼봄비빔밥' 도시락이 그 예다.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GS25는 신상품 출시마다 공인 기관에 실제 영양 성분 분석을 의뢰해 제품에 표시 중이다. 지난해 기준, 133건을 의뢰해 의뢰 비용만 3000만 원 이상을 투자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인스턴트의 대명사로 불리던 편의점 음식이 건강한 한 끼로 바뀌고 있다"면서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편의점들의 나트륨 저감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min0812@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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