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3231217 0012019062053231217 02 0201001 6.0.17-RELEASE 1 경향신문 0 popular

성희롱·음란·욕설 판치는데…‘1인 방송’ 규제할 법이 없다

글자크기

인터넷방송 업체 규제 거의 없고 BJ만 형식적인 ‘자체 처벌’

방송법 아닌 통신법 적용 탓…“업체도 함께 처벌 법 개정을”

경향신문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의 유명 BJ인 ‘감스트’ ‘외질혜’ ‘NS남순’(왼쪽부터)이 지난 19일 생방송 도중 특정 여성 BJ를 언급하며 성희롱했다. 아프리카TV 화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아프리카TV·카카오TV 등 ‘1인 인터넷방송’이 급성장했지만 방송 중 성희롱 등 폭력 행위에 대한 규제 법령은 미비하다. 방송에서 성폭력, 모욕, 폭행 등이 이어져도 인터넷방송 업체를 규제할 법적 수단은 거의 없다. 업체는 개인방송인(BJ)의 방송이 논란이 일거나 비판을 받으면 BJ들에게 형식적인 제재만 한다. 유명 BJ를 잃으면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의 유명 BJ ‘감스트’(29·김인직), ‘외질혜’(24·전지혜), ‘NS남순’(30·박현우)이 생방송 도중 특정 여성 BJ를 언급하며 성희롱을 했다. 외질혜는 ‘당연하지’ 게임을 하면서 “○○○(여성 BJ)의 방송을 보며 XXX(자위를 뜻하는 비속어)를 하느냐”고 질문했고 두 남성 BJ는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당시 4만여명이 방송을 시청했다. 성희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들은 ‘방송정지 3일’ 경징계만 받았다. 아프리카TV 운영정책상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BJ에 대한 제재기간은 최소 3일, 최대 영구정지다.

BJ들의 성폭력은 종종 일어난다. 주로 여성 BJ가 성폭력의 대상이 된다. 남성 BJ인 ㄱ씨는 2016년 1월 한 여성 BJ에게 서로 도와주는 이른바 ‘탐방’을 하자고 제안했다. 자신의 방송 화면이 여성 BJ의 방송에 송출되자 ㄱ씨는 갑자기 나체 상태로 춤을 췄다. 그해 7월 ㄱ씨는 자신의 방송 시청자 500여명에게 해당 여성 BJ의 방송에 접속해 음란한 춤을 요구하라고 부추겼다. ㄱ씨는 해당 여성 BJ의 방송 화면을 자신의 방송에 송출시키며 “이 X 같은 X아. 풍선을 받아 먹었으면 춤을 춰야지”라고 욕설했다.

남성 BJ인 ㄴ씨는 2017년 1월 자신과 사귀었던 여성 BJ의 사진을 방송 화면에 띄워놓고 “첫 경험 썰(이야기)을 풀겠다”며 당시 성관계 경험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들의 행위는 검경이나 법정에 가야 제재를 받는다. ㄱ씨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다. 2017년 7월 의정부지법 하석찬 판사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ㄴ씨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지만 피해 BJ와 합의해 처벌을 피했다.

BJ들의 폭력 행위가 잦고 업체에 대한 규제가 약한 이유는 인터넷방송이 방송법이 아닌 전기통신사업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방송법은 방송사업자가 시청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공적 책임을 규정한다. 인터넷방송 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에 해당해 사업자 신고 외에 별다른 규제가 없다. 인터넷방송 업체는 콘텐츠에 신고가 이어지면 ‘방송정지’ 처분하거나 BJ에 대한 윤리교육을 실시한다. 자체적인 모니터링 인력을 운영하기도 한다. 업체의 ‘자체 정화’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국회에서는 인터넷방송 사업을 신고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인터넷방송도 방송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송법 개정안, 불법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자극적인 콘텐츠일수록 조회수가 늘어나고 수익이 커지는데 과연 업체가 BJ를 적극적으로 제재하겠느냐”고 말했다.

최 교수는 “수익은 사업자와 BJ가 나눠 갖는데 처벌은 BJ만 받는다”며 “업체도 BJ와 함께 처벌받도록 법령을 정비하면 스스로 규정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성폭력 등 불법 콘텐츠까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가만히 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 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