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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빈살만, 사우디기자 살해 배후"…첫 방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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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빈살만 자산 동결 등 제재" 촉구… 사우디는 "근거 없는 주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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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5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 앞에 피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진과 촛불을 갖다놓은 임시 추모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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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국제연합)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배후로 사우디 최고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이하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부총리·국방장관을 공식 지목했다.

올해 1월부터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조사해온 아녜스 칼라마르 특별보고관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100페이지 분량의 조사보고서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포함해 사우디 정부 고위 인사가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관여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며 "카슈끄지 살해는 이들이 계획하고 지시한 것이며, 이는 국가에 의한 범죄"라고 밝혔다.

국내외 매체에 사우디 정권과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기고하던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결혼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방문한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 당시 사우디 정부 요원들이 카슈끄지의 손가락을 자르는 등 잔인하게 고문했으며, 시신까지 훼손해 처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제사회가 충격을 받았다.

특히 외신 등을 통해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었다. 빈 살만이 자신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카슈끄지를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와 사우디 정부는 모두 이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으며, 대신 관련자를 체포해 재판에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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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해 12월 18일 (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2019년 예산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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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마르 보고관은 "사우디 검찰 당국이 해당 사건과 관련 기소한 11명에 대한 재판도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를 즉각 중단하고 유엔 주도의 추가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빈 살만 왕세자가 혐의를 완전히 벗기 전까지 그의 국외 자산을 동결하는 등 각국이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26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정식으로 보고돼 각국이 논의하게 된다.

유엔이 카슈끄지 살해에 대해 빈 살만 왕세자와 사우디 정부에 책임을 돌리면서 사우디와 국제사회의 관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미국 상원은 20일 의회의 검토 없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에 무기를 팔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결정을 막기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터키 외교부는 "유엔의 이번 보고서는 (카슈끄지 배후에 사우디 정부 고위 관계자가 있다는) 기존 터키 당국의 조사를 뒷받침한다"면서 "유엔 회원국과 국제기구는 (빈 살만을 제재하라는) 보고서 권고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사우디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담당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유엔 조사 결과는 새로운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모순과 근거 없는 주장이 포함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보고서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지는 않으면서도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사법권은 사우디 정부에만 있다"며 유엔 조사에 영향받지 않고 관련자에 대한 재판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편, 빈 살만 왕세자는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앞서 오는 26~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처음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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