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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감스트 아버지는 왜 BJ를 '쓰레기'라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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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구독자 수십만명 거느린 인기 BJ들, 연일 얼평, 비하 등 다양한 논란… 19일 감스트·외질혜·NS남순, 성희롱으로 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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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BJ가 번화가에서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아프리카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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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유튜브, 판도라TV 등 인터넷 플랫폼 기반 1인 미디어 콘텐츠가 급증하는 가운데 BJ(1인 미디어 진행자)들의 콘텐츠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을 무작위적으로 찍어 방송하며 이들을 평가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하고,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일이 특히 빈번하다.

오죽했으면 아프리카 인기 BJ '감스트'가 지난 9일 공개한 아버지의 문자엔 "그런 쓰레기들(인터넷방송 BJ들로 추정)하고 놀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공장을 다녀라"며 "밑바닥 쓰레기로 부모 얼굴에 똥칠 그만하고 정상적으로 살아라"라는 훈계가 있었다.

◇"여성 BJ 보고 몇번 했나?"… 감스트·외질혜·NS남순 '성희롱 논란'

19일 아프리카 인기 BJ '감스트'와 'NS 남순', '외질혜'가 생방송 중 특정 여성 BJ를 거론하며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세 사람은 방송 중 '당연하지' 게임을 진행했다. 상대의 질문에 무조건 '당연하지'라고 답하는 게임이다.

외질혜는 NS남순에게 "XXX(여성 BJ)의 방송을 보며 XXX(자위를 뜻하는 비속어)를 치냐"고 물었다. 이에 NS남순은 폭소하며 "당연하지"라고 말했다. 이어 NS남순이 감스트에게 "XXX(또 다른 여성 BJ)를 보며 XXX를 친 적 있지?"라고 묻자 감스트도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NS남순이 웃자 감스트는 "세 번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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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진) 왼쪽부터 외질혜, BJ 감스트, NS남순/사진=아프리카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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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누리꾼들은 해당 방송 내용이 특성 여성BJ를 향한 성희롱 발언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외질혜는 "생각 없는 질문으로 피해를 드려 죄송하다. 언급한 여성 BJ들의 연락처를 받아놨고 사과할 예정이다"라고 해명했다.

감스트는 사과 방송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 직후 바로 발언을 인지하였고, 저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많은 분들께 실망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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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프리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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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커맨더지코, 행인 비하에 장애인 비하까지

아프리카TV 구독자수 약 54만명, 유튜브 구독자수 약 14만명을 거느린 인기 BJ, 커맨더Zico(커맨더지코·본명 박광우)는 18일 오전 출근 중이던 행인을 비하하고 그를 향해 욕설해 입길에 올랐다.

담배를 피우던 커맨더지코 앞으로 한 행인이 지나가자, 그는 행인에게 "출근하세요?"라고 물으며 "부럽네요, 저희 같은 X백수들은 밤 늦게까지 술 먹으니까. 출근하시는 형님들 보면 부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행인은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한 뒤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다.

그러자 곧장 커맨더지코는 시청자들을 향해 "저기 오토바이 타고 가는 사람 보이지?"라며 비웃고 "내가 (이런 말을 하면서) 속으로는 '야, 이 X새끼야. XXX 까라. XX' 했는데 그걸 또 '감사합니다' 하면서 가고 있다. 심지어 눈초리 보니까 (나한테) 감동 받았어. '아 저 백수들은 내가 이렇게 부러울 수 있구나'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이어 "야, 내가 부럽겠냐?"하며 큰 소리로 웃고 "여러분들, 제가 부럽겠습니까?"라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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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커맨더지코 방송 /사진=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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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사회의 근간을 구성하는 노동 행위를 비하했고, 식별이 가능한 행인을 이유없이 비하했다는 것이다.

유튜브 계정 '광우영정위원회'는 해당 영상을 게시하고 "해당 사건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현재 이슈 중으로 다른 BJ들이 인터넷 방송의 이미지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커맨더지코는) 이를 망가뜨렸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19일 오후 2시쯤 한 누리꾼은 본인이 영상에 등장한 행인이라고 밝히고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렸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이것 너 아니냐'라고 묻는다. 아침에 출근하는 나를 비하한 것은 출근하는 모든 이들을 비하한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권위원회 등에 신고를 하려고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커맨더지코는 2015년에는 "장애인한테 사람 대접 해줘야 하냐"거나 "자폐아들이 많은 것 같아" 등 장애인을 대상으로 막말을 다수 해 아프리카TV 본부장 등과 함께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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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BJ에게 길거리에서 게스트로 즉석 섭외된 여성들 /사진=아프리카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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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게 튕기긴"… 도넘은 BJ 길거리 방송


이 같은 논란 외에도 BJ들이 강남, 홍대, 명동 등 번화가 등에서 즉석 인터뷰, 게스트 섭외 등 방송을 진행하면서 행인 얼굴을 본인들 의사와 무관하게 담는 일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다. 화면에 찍힌 사람들은 시청자들에게 댓글로 '얼평(얼굴·외모 평가)'이나 '몸평'(몸매 평가)을 당하는 일이 잦다.

이처럼 번화가 등에서 진행되는 인터넷 방송 댓글에는 "예쁜 여성 지나간다"며 BJ에게 즉석섭외를 요청하는 글에서부터 "성괴(성형괴물·성형한 사람을 비하하는 말) 꺼져", "못생긴 건 아니네" 등 외모에 대한 평가가 줄을 잇는다. 즉석섭외에 응하지 않는 여성들에겐 "못생긴 게 튕기긴", "괜찮게 생겼으니 얼굴 그만 가려라" 등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초상권 침해로 신고해 내용을 삭제·차단하려면 본인이 방송에 나왔다는 캡처본 등 입증자료를 제시하면 된다. 2016년에는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해 방송했던 20대 BJ 김모씨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원치 않는 방송 출연으로 피해를 본 경우 증거 화면을 수집, 신고해 해당 BJ를 처벌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송은 휴대전화 한 대만 있으면 충분히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행인들은 자신이 방송에 출연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라이브 방송은 방송 이후 따로 저장된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방송 종료시 사라지므로 내용확인이 어려워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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