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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세례·몸싸움 속… 제주2공항 2025년 개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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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논의 29년만에 결론… 최종보고회는 반대측 봉쇄로 무산

現공항과 국내선 절반씩 분담, 한해 최대 1900만명 이용 예상

제주 제2공항이 오는 2025년 개항한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운영 중인 제주국제공항과 국내선을 절반씩 나눠 운영하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을 19일 최종 발표했다. 이로써 정부가 1990년 제주권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 조사를 하면서 시작된 논의가 29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동안 제주 제2공항은 사업 예정지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들의 요구로 입지 선정 타당성 조사를 반복하는 등 진통을 겪어 왔다.

이날 발표한 국토부의 계획에 따르면 제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4조8700억원을 들여 짓는다. 2020년 착공해 2025년 개항 예정이다. 연간 최대 이용객 수는 1898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제주시 용담동에 있는 제주국제공항을 주 공항으로, 제2공항을 부공항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제선은 현행대로 기존 공항이 전담하고, 국내선은 제2공항과 절반씩 분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럴 경우 2개의 공항이 관광객을 분산해 태워 나르게 돼 성수기 때에도 여객 수송이 훨씬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오는 2055년이면 연간 이용객이 4109만명(국내선 3796만·국제선 313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항공기 연간 운항 횟수는 25만7000회로 예측된다. 이 중 제2공항이 연간 이용객 1898만명, 운항 횟수 11만7000회를 맡는다.

국토부는 당초 이날 오후 3시 제주도 농어업인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성산읍 제2공항 반대 대책위' 등 제2공항 건설을 막으려는 단체가 발표회 진행을 극렬히 몸으로 막아섰다. 이들은 보고회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이른 오후 2시부터 농어업인회관 앞에서 '제주도민 행동의 날' 행사를 열고 '제주도민 시국회의'와 '제주도민 자기결정권 선언'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어 행사 시간인 오후 3시가 되자 반대 측 200명이 대회장 단상을 점거하고 "제2공항 결사반대"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일부 반대 주민은 국토부의 발표가 일방적이라며 관계자에게 밀가루를 뿌려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결국 국토부 관계자들은 이날 정상적인 최종보고회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기본계획 내용이 담긴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 것으로 최종보고회를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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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지역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 측의 반발은 이날 제2공항 건설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제2공항 건설 사업지 선정부터 잘못됐고, 제2공항은 과잉 관광으로 이어져 부동산 가격 폭등, 상하수도 공급·처리 문제, 쓰레기 처리 문제 등을 야기해 제주 자연을 파헤쳐야 하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을 원안대로 2025년에는 문을 연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2공항이 건설되면 제주에 공항 활주로가 두 개가 되는 것"이라며 "한쪽이 일시 폐쇄 조치가 내려지는 동안에도 다른 한쪽에서 운영을 유지하면 폭설과 태풍 등으로 제주도가 고립돼 빚어지는 대혼잡과 같은 사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 개발로 발생하는 이익이 지역 주민에게 환원되고, 제주 발전과 연계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제주공항·제2공항 사이 신교통수단 도입, 소음 피해 지역 주민의 복지 향상을 위한 지원 사업 등이 가능하도록 근거 조항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제주=오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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