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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진은 말한다] 마지막 주한 베트남대사, 1975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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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베트남이 공산화됐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듣고 기자들이 한남동의 베트남 대사관을 찾아갔다.

팜쑤언찌에우 주한 베트남대사는 응우옌반티에우 베트남 대통령 사진이 벽에 걸려 있는 집무실에서 기운이 하나도 없이 쓸쓸하게 앉아 있었다.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된 처지인데 당장 대사관저의 집세도 밀려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그냥 눌러앉기도 부담돼 며칠 후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국가가 없는 백성이 얼마나 처량한 신세인지를 느끼게 됐다.

베트남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한국군은 5099명, 미군은 5만8315명이 전사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지키려고 했던 나라는 붕괴되고, 그 나라 국민은 세계 각지로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베트남을 위해 싸웠던 한국군과 미군의 젊은 병사들은 누구를 위해 전쟁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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