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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6개월 한시 지원, 취업시키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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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실업부조 ‘국민취업지원제도’ 연구·설계

노동연구원 길현종 박사

경향신문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박사가 지난 17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퍼주기 논란 있으나, GDP 대비 고용 서비스·장려금은 ‘밑바닥’

고용보험 없어 빈곤 위기 처한 구직자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2017년 7월 국정과제에 포함될 때가 가장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내부적으로는 어렵겠구나 생각했었죠.”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발표를 앞둔 2017년 7월 한국노동연구원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일할 의지가 있는 빈곤층을 국가가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한국형 실업부조’가 끝내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못하리라는 소문이 돌았다. 연구자들끼리 “하나의 제도를 만든다는 게 이렇게 어렵구나”라는 푸념을 주고받았다. 제도화의 최대 고비였다.

노동연구원에서 실업부조 관련 연구책임을 맡고 있는 길현종 박사는 지난 17일 기자와 만나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비공식 노동의 범위가 넓은데 이런 분들을 포괄해 고용보험이 되는 안정적 일자리로 보내자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며 “정부가 손을 놓고 있으면 빈곤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한 번이라도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제기한 한국형 실업부조 구상은 2013년 노동연구원의 연구를 거치며 제도권의 과제로 안착했다. 실업부조는 이후 당정의 방향 설정, 정부의 제도 설계, 노사정의 합의를 거쳐 지난 4일 ‘국민취업지원제도’라는 새 명칭으로 그 윤곽을 드러냈다.

1995년 고용보험 도입 이후 지속된 고용안전망 보완 요구가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실업부조의 골자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대상(생활급여 기준 중위소득 30% 미만)이 아니면서 고용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은 근로빈곤층에게 6개월간 월 50만원과 고용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중위소득 50% 이하이고 2년 이내 취업경험이 있는 구직자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길 박사는 “지난해 연구를 보면, 중위소득 30~60% 사이의 빈곤층 실직률은 34.2%로 높지만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은 10.9%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이 고용보험 바깥에 있는 불안정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도 발표 이후 예산 문제와 ‘퍼주기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실업자 규모에 비해 실업 관련 급여 제공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맨 밑에 있다”며 “매우 낮은 수준을 보완하는 차원이지 과도한 투자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고용서비스 및 고용장려금 지출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월 50만원의 급여 규모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는 고용서비스라고 길 박사는 강조했다. 그는 “영속적 지원이 아니라 6개월 한시로 지원해 취업을 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6개월간 구직자와 상담사가 얼마나 자주 만나 어떤 구직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지, 상담사 인력은 어느 규모로 해야 할지, 2년 이내 취업경험이나 소득·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지 등 남은 논점이 많다”고 했다.

이어 “한시 지원 제도에 엄격한 소득·자산 검증 기준으로 너무 많은 행정력을 소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고용보험이 처음 시작과 달리 점점 고도화된 것처럼 실업부조도 고도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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