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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신이 만들었네! 제주 천연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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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해수욕장

제주 특이한 물놀이 장소 총정리

선녀들이 노는 천연 수영장, 황우지

곳곳에 보물 같은 포구 수영장 많아

“아이들 놀기 안전하고 신기한 풍경”

여름철만 하는 물놀이 식당도 가볼만

제주 계곡이 선사하는 수영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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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이 바다요, 유명한 해수욕장도 즐비한 제주다. 하지만 해수욕장 말고도 놀 곳은 널려 있다. 자연이 선물한 천연 바다 수영장에서 작은 물고기들과 함께 스노클링을 즐긴다. 해수와 민물이 만나 만들어낸 기적 같은 풍광 속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일년 내내 용천수가 솟아오르는 작은 포구와 서귀포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지역 하천들은 한여름이면 동네 꼬마들의 놀이터가 된다. 여기, ‘서귀포 물놀이’의 모든 것이 있다. 여행객과 현지인이, 아이들과 어른이, 바닷물과 계곡 물이 하나가 되는 ‘여름축제’의 현장이다.

올레코스에서 즐기는 스노클링의 매력, 황우지 선녀탕

제주 올레길 7코스의 ‘제1경’은 단연 외돌개다. 화산 활동과 오랜 풍화작용이 빚어낸 기암절벽과 바다 한가운데 20m 높이로 우뚝 솟은 바위섬은 볼 때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서귀포시 천지동에 위치한 외돌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도로를 따라 3분만 걸어가면 ‘황우지 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할 수 있다.

황우지는 원래 ‘무지개’의 제주 방언인 ‘황고지’였다고 한다. 둥그런 무지개 형태로 수면 위로 노출된 여(갯바위)가 마치 수영장처럼 바닷물을 머금었다가 들물(밀물)과 날물(썰물)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천연 수영장’을 만든다. 옛사람들은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목욕을 즐긴다고 해서 이곳을 ‘황우지 선녀탕’이라고 불렀다. 다소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에 그림같이 빚어진 황우지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황우지 선녀탕은 특히 스노클링 명소로 유명한데, 주변에 있는 갯바위 때문에 자연스럽게 ‘통제된 환경’이 안전하고도 신비한 경험을 선사한다. 숨 대롱(스노클)을 입에 물고 물속으로 눈을 돌리면, 작은 범돔(황줄깜정잇과 바닷물고기)과 용치놀래기 치어들이 무리 지어 노니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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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찾은 황우지에는 본 시즌을 앞두고 아직은 차가운 수온에도 불구하고 물놀이를 즐기는 여행객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에서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왔다는 곽미혜(28)씨는 “기암과 바다가 어우러진 경관이 정말 아름다운 데다, 수영장 같은 느낌이어서 스노클링하기에 더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튜브 등의 안전장비를 갖추면 얼마든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개인 장비가 있으면 그대로 사용하면 되고, 구명조끼·수경·오리발 등은 각각 5천원에 빌릴 수도 있다. 주차장 인근이나 물놀이 장소 옆에 빌려주는 가게가 있다. 간이 탈의실이 있지만, 제대로 된 샤워시설 등은 없다.

해녀와 함께해온 ‘삶의 현장’, 자구리와 법환포구

서귀포 곳곳의 작은 포구에는 민물인 용천수를 가둔 작은 수영장들이 있다. 법환동 법환포구와 서귀동 자구리 해안에 위치한 이런 수영장은 물질을 마친 해녀들이 몸을 씻거나, 아낙들이 단체로 빨래를 하던 곳이었다. 바닷가에 있지만 ‘민물 수영장’이고 수심도 깊지 않아서 어린이들뿐 아니라 영유아들을 데리고 물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거창한 준비 없이도 동네 꼬마들끼리 몸을 담그거나, 바닷게나 보말(고둥) 등을 잡으며 노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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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자구리 물놀이터에서는 ‘서귀포 어린이들’인 김유천(7)·유주(5) 남매가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오빠가 공을 차주면 여동생이 절벙절벙 물을 헤치다가 몸에 붙은 미역 줄기를 쓱 걷어내고 공을 집어 들며 웃었다. “아직은 추워! 얘들아 집에 가자!” 아빠의 부름에도 아이들은 요지부동이었다.

동네 주민들에게 이런 포구는 여전히 ‘삶의 현장’이나 마찬가지다. 한낮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꼬리를 물지만, 인파가 줄어들면 슬그머니 와서 머리를 감거나 빨래를 하는 할망(할머니)들을 볼 수 있다.

닭백숙·한치 통찜과 함께하는 물놀이, 서호동 속골과 강정천

물놀이에 술 한 잔을 곁들이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서호동 속골과 강정동 강정천에는 여름휴가 시즌(6월~8월)에만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일종의 ‘물놀이 식당’이 있다. 외돌개와 법환동 사이에 위치한 서호동 ‘속골’은 지역 주민들만 알음알음 찾는 곳이었는데, 모 방송에 소개되면서부터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일년 내내 마르지 않는 계곡 물이 바다로 콸콸 내려가고, 발목을 흘러가는 얼음장 계곡 물에 그대로 담글 수 있는 간이 테이블과 평상 등이 놓였다. 몸은 계곡 물에 담그고 있는데 눈앞에는 서귀포의 아름다운 바다와 범섬의 풍경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펼쳐진다. 닭백숙(5만원)이나 한치 통찜(4만원) 등의 음식은 맛보다는 분위기로 즐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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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강정동 강정천도 물놀이와 낮술 한잔으로 무더위를 날려 버리는 인파로 가득하다. 강정천은 동네 주민들이 은은한 수박 향이 난다는 은어를 잡아 구워 먹던 하천이었다. 강을 따라 깔린 평상은 술 한잔 기울이는 어른들이 점령했고, 아이들은 튜브를 타고 차가운 계곡 물에서 나올 줄을 모른다. 강정천에서는 닭백숙 외에도 1급수에서만 산다는 은어 튀김이 별미로 꼽힌다. 서귀포시에서 크로스핏 체육관을 운영하는 정상원(33)씨는 여름이면 체육관 회원들과 이곳에서 회식을 갖곤 한다. 제주 토박이인 정씨는 “별다른 준비 없이도 물놀이와 함께 술 한잔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회원들과 강정천과 속골을 매년 찾게 된다”고 했다. 천렵에 자신이 있다면 그물을 들고 강정천 은어잡이에 도전해 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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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추위’에 떨어볼까! 돈내코 원앙폭포와 서홍동 솜반천

이 밖에도 돈내코와 서홍동 솜반천 등이 서귀포가 자랑하는 ‘계곡 물놀이터’로 꼽힌다. 한라산을 타고 내려오는 찬물에 발을 담그면 한여름에도 오한이 일 정도다. 산돼지들이 내려와 물을 마시던 곳이라는 뜻의 ‘돈내코’ 주차장에서 15분 정도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원앙폭포에 이르게 되는데, 숲 향기 가득한 원시림 속에서 한라산의 정취와 함께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솜반천은 하천 옆으로 발목 깊이의 작은 수로가 조성돼 있어 아기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피서객으로 늘 북적이는 동네 물놀이 명소다. 돈내코와 솜반천 모두 이용료는 따로 없다.

제주/글·사진 송호균(레저를 사랑하는 육아 아빠)



해수욕장 : 해수욕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이 갖추어진 바닷가. 백사장·산책로·야영장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 안전시설, 환경시설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환경·시설 기준에 적합한 육지·수역을 지정한다. 2019년 기준 전국 해수욕장은 270곳. 대부분 다음 달 초·중순 개장한다. 동해, 서해, 남해 등 바다와 각 지형에 따라 해수욕장 풍경이 다르다. 그중 서해는 곳곳에 아담하고 한적한 해수욕장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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