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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조선왕실 유물”…라이엇, 국외 소재 문화재 또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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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 백자·궁인 2종 환수 성공…국립고궁박물관 보관 예정

매경게임진

<좌측부터 지병목 국립고궁박물관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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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게임즈코리아(대표 박준규)의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사례가 다섯 개로 늘었다. 이번엔 19세기 조선왕실 유물이다.

19일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지병목)과 함께 서울 종로구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우리 문화재, 고국의 품에 안기다 –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언론공개회’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공개된 ‘백자 이동궁명 사각호(白磁履洞宮銘四角壺)’와 ‘중화궁인(重華宮印)’은 라이엇게임즈가 국외 문화재 환수를 후원한 4번째와 5번째 사례다. 라이엇게임즈는 이에 앞서 2014년 ‘석가삼존도’, 2018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지난 4월 ‘척암선생문집 책판’ 등의 환수를 후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그동안 여러 점의 국외 소재 문화재를 환수했는데 오늘이 더 뜻깊은 것은 과정이 어려웠음에도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으로 무난하게 다시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는 것”이라며 “우리를 돕는 기업들이 40여 곳 있는데 이중의 으뜸이 라이엇게임즈”라고 말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백자 이동궁명 사각호’는 정조의 딸이자 순조의 누이인 숙선옹주의 궁가 ‘이동궁’에서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동궁의 유례는 ‘명은공주방상장례등록’, ‘내탕고상하책’, ‘동국여지비고’ 등을 확인했다.

최경화 서강대 전인교육원 강사는 “이동궁은 정조의 딸이자 순조의 동복 여동생의 궁가로 파악된다”며 “가장 확실하게 나오는 것은 ‘동국여지비고’로 홍현주의 집을 언급하는데 그는 숙선옹주의 남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백자 이동궁명 사각호’의 경우 조선시대 백자 연구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백자는 사용처나 제작 및 사용 시기를 알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백자 이동궁명 사각호’는 관련 사료를 통해 살펴볼 때 1804년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왕실 백자를 전용으로 생산하는 관요 가마인 ‘분원’에서 제작돼 당시 백자의 최고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강사는 “이동궁은 숙선옹주가 1804년에 홍현주와 결혼할 때 옹주궁으로 조성돼 제작 시기도 1804년 이후로 추정된다”며 “대다수 백자는 구체적 사용처나 제작 시기를 알 수 없지만 사각호를 기준으로 삼아 전체 흐름과 양상을 알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토가 치밀하고 유태 밀착도가 우수한 것은 물론 유빙렬도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매경게임진

‘백자 이동궁명 사각호(白磁履洞宮銘四角壺, 우측)’와 ‘중화궁인(重華宮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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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궁인’은 손잡이가 서수(상서로운 짐승) 모양으로 조각되어 있고 도장의 글씨는 전서와 해서가 혼용된 독특한 형태의 도장이다. ‘중화궁’의 경우 창덕궁 경내의 특정 권역을 지칭하는 명칭으로 추정되며 왕세자의 거처인 ‘동궁’의 건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준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순조 연간의 ‘승정원일기’, ‘일성록’, ‘비변사등록’ 등의 문헌에서 거론되고 고종 시기의 기록에도 언급이 있다”며 “현재까지의 판단으로는 동궁의 건물로 보이고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된 ‘당시품휘’라는 책자의 직인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전서체가 많이 사용되는데 전서와 예서가 혼용되고 해서체도 섞여 있다”며 “덕온공주 동제인장과 같이 왕실 인장 중 하나로 보여져 충분히 조사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유물은 지난 3월 미국 뉴욕 경매에 출품된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라이엇게임즈가 후원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을 활용해 매입했다.

해당 유물들은 조선왕실유물 전문기관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 및 보존할 예정이며 향후 연구 및 전시 등을 통해 소개 및 활용될 전망이다.

김동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차장은 “올해 2월 국외 경매에 출품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3월까지 실사 및 전문가 평가 위원회를 통해 환수를 결정했다”며 “23건의 문화재를 환수했는데 이중 5건이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이후 약 8년간 50억원 이상을 기부해왔다.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를 비롯해 서울문묘 및 성균관, 주요 서원의 3D 정밀 측량, 조선시대 왕실 유물 보존처리 지원, 4대 고궁 보존 관리 등의 문화재 보호 활동을 펼쳤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17년 외국계 기업 최초로 문화유산보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박준규 대표는 “2개월 전 척암선생문집 발표회의 경우 이용자 관심도 폭발적이었다”며 “기업의 이미지 제고는 당연하고 우리 이용자들도 본인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다는 점에서 바랄 것이 없다. 앞으로도 계속 후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인기 PC온라인 대전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제작해 서비스하는 게임 회사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세계적인 e스포츠 종목으로도 유명하다. 국내 e스포츠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경우 결승전 온라인 최고 동시시청자수 288만명을 기록했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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