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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쿠바 등 언급했지만…트럼프 출정식, 북한 문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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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서 '북한' 직접 거론 안해…시진핑 방북 앞두고 상황관리?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
Orlando, Florida, U.S., June 18, 2019. REUTERS/Carlos Barria TPX IMAGES OF THE DAY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8일(현지시간) 재선 출정식에서는 '북한'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연설 후반부에 미·중 간 무역협정을 비롯, 이스라엘과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 등 국제 현안들이 잠시 등장했지만, 북한에 대한 언급은 아예 비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개정 및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체결 문제 등과 관련, "한국과 훌륭한 합의를 완료했고, 멕시코 및 캐나다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미·중 무역협상 문제로 화제를 옮겨 이날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시 주석에 대해 '훌륭하다'고 추켜세웠지만 "공정하고 좋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합의를 아예 하지 않을 것이다. 괜찮다"며 '배드딜'보다는 '노딜'을 택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우리를 호구(suckers)로 여겼다"고 성토하며 그 대상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포함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외교 성과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과의 우방 관계 개선을 언급하며 예루살렘으로의 대사관 이전과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인정을 그 예로 꼽았다.

이란에 대해서는 세계의 '넘버 원' 테러 지원국이라고 성토하며 지난해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이란 핵 합의'에 대해 "형편없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동 지역 내 안정과 평화로 가는 길을 닦아가고 있다"면서 "위대한 나라들은 끝없는 전쟁을 하길 원하지 않는다. 대규모 병력 철수를 시작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미국을 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 분야에서의 '미국 우선주의' 및 이에 기댄 '신(新)고립주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어 쿠바와 베네수엘라와 관련, "우리는 중남미에서 부패한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다. 우리는 자유를 향한 정의로운 투쟁을 벌이는 쿠바와 베네수엘라 국민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이 '트럼프 2기'의 재집권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지난 2년여간 자신의 치적을 '자화자찬'하고 민주당과 언론 등 '적'들을 맹폭하는 정치유세 쪽으로 흐르면서 외교·안보 이슈 자체가 비중 있게 거론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공을 들여온 대표적 외교 분야라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언급하고 지나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 상태였지만 관련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각종 정치유세에서 대북 외교 성과를 대표적인 치적으로 꼽으며 '단골 메뉴'로 입에 올리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 문제를 아예 거론하지 않은 걸 두고 시진핑 주석의 방북과 맞물려 북핵 문제가 중대 모멘텀을 맞을 수 있는 예민한 국면에서 말을 아낌으로써 상황관리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북·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공개 발언은 자제하며 신중한 대응에 나서는 경향을 보여왔다. 더욱이 이번에는 무역 담판을 목전에 두고 있어 북·중 밀월이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지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북한 이슈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권에서 후순위로 밀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또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로 분위기가 반전되긴 했지만, 협상 재개 등 아직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은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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