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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가는 시진핑‥절호의 중재자인가 훼방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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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트럼프와의 회동 앞두고 급하게 방북 타진

"中, 미국발 3250억달러 관세 폭탄 피하는 게 더 중요"

"美 환심 살만한 '선물' 준비할 절호의 기회" 평가

비핵화 방법론 견해차 여전…한반도 지형 더 복잡해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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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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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평양 카드’를 꺼내들었다.

만일 시 주석이 이번 북한 방문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진전시킨다면 중국으로선 이달 말 예정된 미국과의 무역 담판에서 큰소리를 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된다. 시 주석이 이번 방북을 통해 미국의 관세 폭탄을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을 그리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담판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뤄냈다는 성과를 내고 싶어한다. 자칫 시 주석의 개입이 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진핑, 北 만나 대미 승부수 마련할까

18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준비하기 위해 이날 오전 평양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외교 관례상 해당 국가 정상의 국빈 방문에 앞서 그 나라 대사가 미리 들어와 일정과 계획 등을 조율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시 주석의 방북을 급하게 준비하기 위한 행보다.

전날 밤 7시(현지시간) 중국 대외연락부가 시 주석이 20~21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힌 이후 북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흐르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사흘 전 발표될 정도로 갑자기 진행된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놓여 있다고 평가한다. 이달 말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 담판을 위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동에 나서는 만큼, 미국의 추가 관세를 막기 위한 카드로 북한을 꼽았다는 것이다.

북한 전문가인 청샤오허 인민대 교수는 “G20 회담이 열리는 일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앞두고 이뤄지는 이번 방북은 시 주석이 미국의 환심을 살 만한 ‘선물’을 준비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북한 입장에선 북·중 정상회담은 급한 일이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다. 회담 결렬 이후에도 북·미간 채널이 존재한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김 위원장의 답방 요청을 차일피일 미루며 시기를 가늠하던 것은 중국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의 요청에 따라 시 주석의 답방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서둘러 정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을 포함한 트럼프 정부는 이달 말 미·중 정상회동에서도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도 고율의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봉쇄 전략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중국으로선 이번 담판에서 미국에 대응할 만한 카드로 북한의 비핵화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장바오후이 홍콩 링난대 교수는 “만일 시 주석이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설득한다면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물론 지정학적인 위치에서도 중국의 입지는 강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 역시 “시 주석의 방북은 북·미 대화를 도와 자신들이 미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 협상에서 우호적 성과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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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1월 9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 문제는 방법…비핵화 지형도 더 복잡해질 수도

하지만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설득이라는 ‘선물’을 준비한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직접 협상을 선호한다. 중국의 개입 자체가 불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북핵 문제 해결보다는 대중 압박을 통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게 더 급선무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정상회담 등 북·중 밀착이 한반도 비핵화 지형을 더욱 복잡하게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미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이번 방북에 대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서는 북·미간 견해차이가 여전하다. 중국이 북한이 원하는 경제 제재 완화를 약속했다가 오히려 중국의 입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 이제까지 중국은 단계적 비핵화와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북한을 지지하고 있다. 이미 이달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동시 추진)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비핵화의 방법론과 제재 완화에 대한 북·미간 입장 차를 부각,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북한을 ‘선물’이 아닌 ‘압박카드’로 사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국 국무부도 “미국은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북한의 비핵화라는 미·중의 공통된 목표를 상기시키면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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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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