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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해진 "매일 맥도날드만 먹을 수 없다" 구글 위험성 작심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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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이해진 네이버 GIO가 1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 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움에서 대담하고 있다. 사진=한국사회학회, 한국경영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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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데이터 사업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주권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모든 사람들이 맨날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만 먹고, CNN만 볼 수 없지 않느냐”며 구글의 글로벌 공세의 위험을 비유했다.

이 GIO는 또 우리나라 기업을 평가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글로벌 기준으로 정립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네이버가 구글과 맞서 글로벌에서 다양성을 끝까지 지킨 기업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이 GIO는 1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델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움에 참석해 “자국 언어로 운영하는 포털이나 검색엔진을 가진 나라는 별로 없다”면서 “한국이 구글 외에 검색엔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언어를 비롯해 문화·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지역별 니즈를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토종기업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GIO는 “500년, 1000년이 지났을 때도 한국이 가진 데이터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사회 제도적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역시 데이터 주권 차원에서 설명했다. 구글, 아마존 등 초대형 미국 기업 영향력이 커져가는 가운데 네이버가 새로운 대안과 파트너로 기회를 찾는다는 것이다.

유럽은 최근 데이터 주권 확보를 기치로 반 구글 정서와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프랑스에 진출해 스타트업 지원 등 사업을 시작했다. 직접 진출보다는 현지 기업을 지원하고 파트너쉽을 맺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 GIO는 “유럽은 구글 등에 데이터를 다 넘겨주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대안을 찾고 있지 못하다”면서 “네이버는 그들에게 굉징히 신기한 존재”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네이버가 프랑스와 협력하는 코렐리아 펀드의 이름은 영화 스타워즈 연합군 행성 이름에서 따왔다”면서 “제국주의와 싸우려면 연합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도 과거에는 대학 졸업생 중 공무원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 몇 년간 50%가 창업을 희망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면서 “완전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서비스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그런 부분들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GIO는 “네이버가 (구글 등) 제국주의와 맞서 끝까지 살아남은 기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가 변화에 맞춰 기업과 관련한 법·제도를 글로벌 기준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국경 없는 경쟁이 펼쳐지는 만큼 국내 기업 울타리를 넓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GIO는 “네이버는 한국에서는 큰 회사지만 글로벌로 보면 굉장히 작은 회사”라면서 “중국에서는 (네이버 만한) 큰 사이즈 기업이 한 달에도 몇 개씩 나오는데, 국내 기준에만 맞춰 규제한다고 하면 기업가 정신과 공존이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그는 “라인과 스노우 등 네이버가 만든 서비스는 모두 사내에서 출발한 것”이라면서 “구글, 페이스북 등이 외부 회사를 인수해 규모를 키우는 것에 비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후배들이 네이버보다 더 큰 서비스를 만들기를 기대한다”면서 “한국이 주도한 글로벌 서비스가 나중에 '네이버에서 시작했다'는 말을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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