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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만 게이머들의 역린, '간체자'를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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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툭 김봉균 부사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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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중국은 한자를 사용하는 국가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문자를 쓰고 있다. 중국은 한자를 쉽게 간소화한 간체자를 사용한다면, 대만은 국내에서도 사용하는 전통 한자인 번체자를 쓴다. 외국에서 보기에 두 문자가 비슷해보일 수 있겠지만, 현지인들의 눈에는 전혀 다르다. 특히 대만인들은 간체자가 섞인 게임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

18일 코엑스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신흥시장 오픈포럼에서는 대만 게임 시장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대만 퍼블리셔 해피툭 김봉균 부사장은 현지 시장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대만 사람들은 본인들이 사용하지 않는 간체자가 게임에 포함되어 있으면 대만에 서비스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게임이라 판단한다"라고 전했다.

간체자와 번체자는 외국에서 봤을 때는 미묘한 차이라 얼핏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만인 입장에서 간체자는 평소 사용하는 글자가 아닌 중국 공산당이 만든 문자다. 대충 알아보긴 하지만, 굳이 읽고 싶지 않은 글자인 셈이다. 특히나 중국과 대만 간에는 복잡한 정치적 관계가 얽혀 있고 국민 감정도 좋지 않다. 실제로 대만 사람들에게 '중국인이냐'고 물으면 기분 나빠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대만에 간체자로 표시된 게임이 출시되면 즉시 항의를 받게 된다. 특히 대만 유저들은 국내와 비슷하게 게임에 대한 불만을 적극적으로 표하는 편이기에 이를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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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체자와 번체자는 엄연히 다른 언어이니 유의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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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과정에서도 대만의 반중 요소를 유념해야 한다. 김봉균 부사장은 "대만의 게임 인증 제도(심의)는 등록만 하면 가능하다고 하지만 숨겨진 함정이 있다"라며 "게임 유저들이 콘텐츠 내용이 연령등급에 맞지 않다고 제소하면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소명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임시로 서비스를 중지해버리는 경우가 있다"라며 "중국 IP를 사용하거나 유저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서버가 중국에 있을 경우 대만 당국에서 엄청난 서류와 증빙자료를 요구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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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개발사가 중국이거나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서버가 중국에 있을 경우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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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게임 내에서 일본어 음성을 지원한다면 중국어 더빙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대만은 일본어 이해도가 높은 나라인데다, 일본 애니메이션 등이 인기를 끌어 일본 음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게다가 대만과 중국 본토의 미묘한 억양 차이 때문에 어설픈 음성 현지화는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다. 이러한 음성 부분 역시 대만만의 문화적인 특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라 판단할 수 있다.

이어 대만 게이머는 유독 적극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전했다. 모바일 유저 중 80%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대표 커뮤니티라 할 수 있는 바하무트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는 편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저 동향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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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진출을 고려한다면 게임 내에 페이스북 계정 인증은 넣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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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사장은 "대만 유저는 기존에 국내 등 해외에 출시된 게임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공개된 콘텐츠로 예고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울러 다른 국가보다 비싸거나 동일한 아이템이라도 효율이 떨어지면 부정적인 동향이 강하게 발생한다"라고 밝혔다. 다른 나라에 먼저 공개된 업데이트 내용에 대해서도 빠르게 반응한다.

따라서 규모가 작더라도 2주 단위로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것을 추전했다. 김 부사장은 "대만 유저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콘텐츠 소비 속도가 상당히 빠르고, 모바일게임 기준으로 3주 정도 업데이트가 없으면 불만이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녀전선'을 대만 성공사례로 들며 "초창기부터 페이스북 팬페이지 및 CS 부분에서 현지 유저들에게 '이 게임은 오래 갈 수 있겠다'는 신뢰감을 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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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전선'은 대만에 통할만한 소재와 함께 지속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신뢰도를 높이며 대만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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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대만에서는 많이 쓰는 오포, 샤오미, HTC 스마트폰에 대한 호환성 체크는 기본이다. 따라서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대만에 게임을 출시한다면 얼마나 다양한 기종으로 호환성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퍼블리셔에 대한 체크도 필수다. 김 부사장은 "퍼블리싱 계약 후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6개월이나 1년 후에 그 회사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다시 게임을 런칭해보고 싶다는 개발사들이 있는데 시장에서 두 번째 기회는 잘 주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퍼블리셔가 제안하는 광고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대만의 오프라인 광고 단가는 저렴하다. 시내에 있는 버스 400대에 래핑을 진행하는 것이 1억 5,000만 원 선이다. 대세감을 주기에는 효과적이지만 성과 측정이 불분명하다"라며 "아울러 대만에서는 편의점에서 게임 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노출량 자체는 많지만 편의점에 가서 광고를 보는 사람은 그보다 적다. 아울러 TV의 경우 대만 사람들은 한국과 달리 공중파를 전혀 보지 않고 케이블 방송 위주로 보며 채널이 세분화되어 있다. 시청률만 보고 마케팅 비용을 배분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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