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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물 위를 달리는 썰매개?···‘더워진 지구’의 저주가 부른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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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스테펜 올센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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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전세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사진 한 장이 있습니다. 에메랄드빛 물 위를 썰매 개들이 신나게 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누군가 마법을 부린 것만 같은 환상적인 광경인데요. 하지만 이 사진의 탄생을 마냥 즐겁게 바라볼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최근 북극권 그린란드에서 찍힌 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이 사진이 예년보다 훌쩍 오른 그린란드의 기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사진은 덴마크기상연구소 소속 연구원인 스테펜 올센이 지난 13일 기상 관측 장비 등을 수거하기 위해 썰매를 타고 나섰다 찍은 것입니다. 사진 속 장소는 그린란드 잉글필드 브레드닝 피요르드로, 예년만 해도 약 1.2m 두께의 얼음이 얼어있었던 곳입니다.

그린란드의 ‘멜팅 시즌’, 즉 얼음이 녹아내리는 시기는 보통 6월부터 8월까지입니다. 이중 7월은 가장 기온이 높은 달로, 녹아내리는 물의 양도 이 때 가장 많습니다. 초여름인 6월은 아직 얼음이 꽝꽝 얼어있어야 할 때이지만, 예년보다 이례적으로 빨리 오르면서 사진과 같은 광경이 만들어진 것이죠. 올센은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을 게시하면서 “이런 이미지가 과학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상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올해 그린란드에는 여름이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덴마크기상연구소의 기후학자 루트 모트람은 “지난주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의 많은 지역에서 따뜻한 공기가 위로 이동하면서 날씨가 매우 따뜻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연구소가 관측소를 둔 카나크 공항 부근의 기온은 지난 12일 최고 17.3도, 13일에는 15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여름임을 감안해도 높은 수치입니다. 앞서 지난 15일에도 그린란드의 얼음층 40% 이상에서 해빙현상 현상이 나타나 20억t 이상의 얼음 손실이 추정된다는 CNN 보도도 있었습니다.

모트람은 그러나 올해 그린란드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규모 해빙현상이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라 말하기엔 이르다고 말합니다.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의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으로 볼때 그린란드 주변 바다의 얼음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많은 양이 줄어들지는 지구 온도가 얼마나 상승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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