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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피치 2.5%→2%, 골드만삭스 2.3%→2.1% …한국 성장률 하향 조정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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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상승이 기업 이윤·심리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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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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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

피치는 18일 발간한 ‘2019년 6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4% 급감하며 예기치 않게 수축했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GDP 급감을 두고 “중국 성장 둔화와 무역 분쟁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수출이 압박을 받았다”며 “한국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급락해 이익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피치는 이어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기업 심리와 이윤에 부담을 줬다”면서 “기업들은 자본 지출을 급격히 줄였고, 민간 설비 투자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피치는 “내수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재정 정책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할 수 있다”며 “대외적으로도 무역 전쟁이 더 확산하지 않고 약달러 환경이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피치는 또 “약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가 한국은행이 조만간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도록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피치는 한국의 2020년과 2021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6%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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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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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낮췄다. 2분기 성장률도 기존 전 분기 대비 1.1%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피치와는 달리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내리는 등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미ㆍ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더딘 회복세▶수출 부진 등이 골드만삭스가 꼽은 하향 조정 이유다. 이런 점을 근거로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수정해 내년까지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한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치도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들에 앞서 국내외 주요 경제 기관도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 조정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연구원도 각각 2.6%에서 2.4%로 내려 잡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기존 2.3%에서 2.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2.5%에서 2.4%로 각각 끌어내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4일 “경제성장률, 고용, 수출 등 여러 경제지표에 관해 한 번 더 짚어보고 필요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하는 내용을 담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미래를 내다보는 성격도 있지만, 정책 의지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은 암울하다. 올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4%(전 분기 대비)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 4분기(-3.2%) 이후 10년여 만에 최저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4월 경상수지도 7년 만에 적자(-6억6000만 달러)를 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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